‘대체 어디서 저런 물건을 구했을까?’ 한얼테마박물관에는 신기한 물건들로 가득하다. 정확히 말하면 전동차 안에 가득 차 있다. 유물의 숫자만 20만 점. 혀를 내두를 만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많은 유물을 전부 한 사람이 다 모았다는 것이다. 박물관 원장 이우로씨(80)는 유물들을 수집하느라 우리나라 방방곡곡 안 가본 데가 없다. 유물 ‘냄새’만 맡으면 수십 번 같은 장소를 끈질기게 방문하고 주인을 설득했다.
박물관의 전시관을 대신하는 전동차는 모두 14량. 이 전동차 자체도 유물감이다. 1974년 8월15일 우리나라 최초로 운행을 시작한 전동차로서 개통식에서 박정희 대통령 부부가 시승하기도 했던 것들이다. 10년 전 12억7천만원을 들여 철도공사로부터 불하받았다고 한다.
박물관 내부는 전철의 모습 그대로다. 다만 의자를 치우고 그 자리에 유물을 전시해 놓았다. 유물들은 차량별로 테마과학관, 의학유물관, 카메라유물관 등 7개 주제에 맞춰 전시되고 있다.
테마과학관에는 진공관 텔레비전, 수동타자기, 박스형축음기 등을 전시하면서 과학기술과 산업디자인이 얼마나 발전을 거듭했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전시품 중에는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것들이 많다. 1892년에 우리나라에 최초로 도입된 타자기는 보관 상태가 아주 좋아 지금도 작동이 된다.
의학박물관에는 7백여 대의 현미경이 들어차 있다. 처음 발명된 현미경에서부터 전자현미경까지 전 세계의 거의 모든 현미경들이 이곳에 있다. 2백70년 된 세계 최초의 현미경은 이곳 전시관의 자랑.
카메라박물관도 수백 종의 카메라와 렌즈가 가득 채우고 있다. 일안카메라는 기본. 사물의 정면과 좌우 양면이 함께 찍히는 입체카메라도 있다.
요즘 한얼테마박물관측은 한 가지 고민에 빠져 있다. 수집된 유물들은 많지만 전시공간이 부족하고 종류별, 테마별 전시도 아직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박물관측은 향후 경제성 등을 고려해 서울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한다. 박물관을 관람하고자 할 때는 반드시 사전 전화예약이 필요하다.
★문의: 한얼테마박물관 031-881-6316~9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여주톨게이트→여주대교 직진(37번 국도)→용문방향 383번 지방도→이포대교 직진→천서리 막국수촌→한얼테마박물관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