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평사 전경. | ||
선착장에 내리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짙게 배어 있다. 청평사에 가야 한다는 생각보다 배를 타고 호수를 ‘휘’ 둘러보고 싶은 마음이 더 큰 탓이다. 선착장에서부터 청평사까지는 도보로 30분가량 거리. 매표소를 지나면서부터 비포장 산길이 시작된다.
청평사는 소양댐이 생기면서 유명세를 탔다. 배를 타고 들어가는 ‘섬 속의 절’로 널리 알려진 것. 출발지에서 춘천까지는 기차여행, 춘천에서부터 소양댐까지는 버스여행, 소양댐에서 청평사 선착장까지는 배여행, 선착장에서 청평사까지는 도보여행. 이처럼 꽉 짜여진 하루 데이트코스도 별로 없다.
사실 청평사는 소양호 한가운데 떠 있는 섬 속 절은 아니다. 육로로도 닿는다. 다만 청평사까지 가는 길에 고개가 많고 대중교통편도 전혀 없어 불편하다.
청평사는 ‘회전문의 전설’로 널리 알려진 절이다. 이 절은 고려 광종 24년(973년) 백안선원으로 창건됐다. 그 뒤 몇 차례 중건하고 명종 5년(1550년) 청평사로 이름을 바꾸었다. 회전문은 일주문을 지나 두 번째 만나는 문이다. 이 회전문에 대체 어떤 내력이 있기에 전설까지 생긴 것일까.
옛날 당 태종의 딸 평양공주를 사랑하다 왕에게 죽임을 당한 청년이 있었다. 죽은 청년은 ‘상사뱀’이 되어 공주 몸에 붙어서 떨어지지 않았다. 누군가가 신라의 영험한 절 청평사에 가서 온 마음을 다해 빌면 효험이 있을 것이라고 귀띔해 공주는 그 즉시 청평사로 내려왔다. 청평사 앞에서 공주는 상사뱀에게 절에 가서 밥을 얻어 올 테니 잠시 몸에서 내려와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나서 공주는 절에 들어가 불공을 드렸고 공주를 기다리다 못한 상사뱀은 회전문을 통해 절로 들어가려다 별안간 뇌성벽력과 함께 폭우가 쏟아져 물에 떠내려가 죽고 말았다.
폭우에 떠내려가다 뱀이 걸렸다는 폭포는 9m 높이의 아홉 가지 소리를 낸다는 ‘구성폭포’. 청평사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폭포로 오봉산의 맑은 물과 주위의 경관이 일품이다.
★가는 길: 춘천에서 화천 방향 5번 국도→소양2교→양구 방향 우회전→우두산삼거리(충렬탑)→율문3리→소양댐 입구 주차장→셔틀버스→선박 이용→청평사(선박 왕복이용료와 입장료 포함 5000원).
또는 46번 국도→오음리 방면→간척 사거리에서 우회전→배후령→주차장→청평사(공원과 청평사 입장료 포함 2600원).
★문의: 춘천시청(http://www.chuncheon.go.kr) 033-253-3700, 청평사 033-244-1095, 소양강 선착장 033-242-2455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