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포는 빛의 도시다. 루미나리에 거리, 유달산 야경과 더불어 목포의 밤을 수놓는 고하도 야경. | ||
목포하면 첫째로 떠오르는 것은 유달산이다. 목포 어디서나 그 모습이 보이는 유달산은 높이 228m의 아담한 산. 그러나 ‘호남의 개골(금강산)’로 불릴 만큼 산이 아기자기하고 아름답다. 어디서부터 목포 여행을 시작해야 할지 난감할 때는 주저 없이 유달산으로 걸음을 옮기자.
산 중턱을 휘감아 도는 일주도로를 따라 3㎞ 정도 달리면 노적봉공원. 이곳이 유달산 등산로가 시작되는 곳이다. 노적봉은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노적가리를 봉우리에 쌓아 아군의 군량미처럼 위장했다는 봉우리. 노적봉공원에서 유달산 정상까지는 1㎞ 남짓. 30분이면 충분히 올라갈 거리다. 등산로는 모두 계단으로 이루어져 산을 오른다기보다 산책을 한다는 느낌을 준다.
이 산은 노령산맥의 끝 줄기로 다도해와 맞닿아 있다. 등산로를 조금 오르다보면 어디선가 노랫가락이 들려온다. 낯익은 그 노래는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이다.
“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며 삼학도 파도 깊이 숨어드는데, 부두의 새아씨 아롱 젖은 옷자락, 이별의 눈물이냐 목포의 설움….”
무슨 애환이 그리도 많은지 애달프기 그지없다. 노래가 들리는 곳으로 조금 더 올라가자 노래비가 보인다. ‘목포의 눈물’ 기념비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한 번쯤 걸음을 멈추고 그 가사를 음미하며 목포의 옛 모습을 떠올리는 곳이다.
유달산은 목포에서 으뜸가는 전망대다. 대학루와 달성각, 유선각 등의 정자가 중간 중간 설치돼 있는데 이곳에서 보면 목포 앞바다가 훤히 들여다보인다. 그 유명한 삼학도 역시 그 몸체를 온전히 드러낸다. 세 마리의 학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형상이라는 삼학도는 대학도, 중학도, 소학도로 이루어져 있다. 최근 삼학도의 복원이 마무리됐다는 소식이 들렸지만 직접 본 삼학도는 여전히 공사 중이다. 단지 중학도와 소학도를 잇는 다리와 수변도로가 완성됐을 뿐이다. 예전에 섬이었던 이곳은 지금은 육지로 변했다.
유달산 최고봉은 일등바위다. 그러나 그 봉우리로의 접근은 막고 있다. 일등바위 바로 못 가 10여 평 남짓한 전망대를 설치해놓고 산정에 오른 기분을 대신하라고 한다. 그럼에도 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목포 앞바다는 그야말로 장관이다. 허사도와 달리도가 징검다리처럼 바다에 떠 있고 그 오른쪽으로는 고하도가 외롭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섬과 섬 사이로 배들은 뱃고동을 울리며 목포의 낭만을 노래한다.
▲ 유달산은 목포 시내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다. | ||
사실 목포만큼 일본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 곳도 드물다. 지금도 목포에 가면 20여 채의 일본식 건물과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을 볼 수 있다. 동양척식회사 건물은 현재 목포근대역사관으로 재활용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의 목포 모습을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육지가 되기 전, 고고히 떠 있는 삼학도의 사진도 이곳에 남아 있다. 이 건물 2층에는 아주 특별한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일제시대 위안부와 의병, 민간인 등을 학살하는 장면이 주로 전시돼 있다.
목포에는 유달산만 있는 것이 아니다. 목포 3호광장 인근에 양을산이라는 자그마한 산이 있다. 양을산은 높이 151m로 언덕바지처럼 낮은 산이다. 하지만 이곳은 소나무숲이 우거진 명산이다. 늦가을 소나무들은 낙엽을 떨구고 길에는 누런 솔잎들이 도톰히 깔려 있다. 소나무들이 알싸한 피톤치드를 뿌려대는데 그 향을 맡노라면 무거웠던 머리가 맑아지고 가슴 속도 개운해진다.
양을산에 오르려면 목포경찰서, 목포체육관, 성산고등학교, 한국병원 등에서 출발하는 여러 길이 있는데 어디로 오르든 1시간이면 충분하다. 산정에 오르면 목포 시내와 목포만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목포는 빛의 도시이기도 하다. 해가 지면 목포는 환상적인 야경을 뽐낸다. 목포극장 도로 일원은 ‘빛의 거리’로 변하고 유달산과 고하도 또한 오색 불빛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일명 ‘빛의 거리’로 불리는 목포극장 앞 500m와 구 평화극장 앞 230m 도로에는 각종 빛터널과 소품이 설치돼 있다. 환상적인 야경을 뽐내는 이 거리는 목포의 새로운 상징.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 사랑받는다. 매주 토요일 저녁 7시부터 이곳에서는 고적대 퍼레이드, 청소년 힙합댄스, 별미음식 무료시식회, 특산물 판매 행사 등이 열린다.
유달산에는 일등바위를 비롯해 새천년시민의 종각, 유선각, 노적봉, 낙조대 등에 조명이 설치돼 있다. 멀리서 보는 유달산 야경도 좋지만 진짜는 유달산 위에서 바라본 목포 시내 야경이다. 유달산에 조명이 설치되면서 야간등반이 수월해졌다. 유달산에서 본 목포 시내는 빛들이 파도를 치듯 출렁이며 춤을 추는 모습이다.
▲ 목포하면 떠오르는 노래 ‘목표의 눈물’. 유달산을 오르다보면 ‘목표의 눈물’ 노래비가 세워져 있다. | ||
목포에서 맛을 논하지 않을 수 없다. 목포에 가면 꼭 맛봐야 ‘목포 5미’. 그중 첫째는 홍탁삼합이다. 잘 삭힌 홍어와 돼지고기 수육을 칼칼한 김치에 싸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목포 제일의 맛이다. 둘째는 세발낙지. 발이 가늘어서 ‘세발’이다. 낙지 숨구멍에 나무젓가락 하나를 푹 집어넣고 돌돌 말아 참기름장에 찍어 먹는 맛이 그만이다. 셋째는 민어회. 진흙질 연안에 사는 민어는 회로 먹는 게 제 맛. 튀겨 먹거나 매운탕을 끓이기도 하지만 역시 횟감으로 사용하는 게 최고다. 넷째는 갈치조림. 하당 평화광장 앞바다에서 잡은 갈치회와 조림이 목포의 맛 한 자리를 채운다. 다섯째는 꽃게무침. 갖은 양념에 버무린 통통한 꽃게 살을 따뜻한 밥에 쓱쓱 비벼먹다 보면 밥 한 공기가 뚝딱이다.
여행 안내
★길잡이: 서해안고속국도→목포IC→1번 국도 직진→유달산. 해안관광도로와 양을산, 평화광장 등 목포여행지는 다 지근거리에 있고 이정표가 잘 정리되어 있어서 찾기가 수월하다.
★잠자리: 목포버스터미널 주변인 상동과 북항 가는 죽교동에 깨끗한 숙박업소가 많다. 그러나 영산강의 야경을 볼 수 있는 평화광장 주변을 추천한다. 평화광장 앞에 모텔촌을 이루고 있다. 숙박료는 4만 원 선.
★먹거리: 목포5미 중 홍탁삼합과 세발낙지, 민어회 등 최소 3미만큼은 맛보고 가자. 5미 중 첫째인 홍탁삼합은 흑산도 홍어만을 쓰는 금메달식당(061-272-2697) ‘강추’. 그러나 가격이 만만찮다. 홍어삼합이 1접시 13만 원. 팀을 이뤄 맛보러 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용당동 제일고등학교 앞 일방통행길에 있다.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삼합을 먹으려면 인동주마을(061-284-4068)로 가자. 2호광장 주변 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조그마한 집. 인동주막걸리로도 유명하다. 세발낙지도 빼놓을 수 없다. 목포 세무서 근처 독천식당(061-242-6528)이 알아준다. 민어회는 중앙동의 영란횟집(061-243-7311), 삼화횟집(061-244-1079)을 추천할 만하다.
★문의: 목포시청 문화관광포털(http://tour.mokpo.go.kr) 061-272-2171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