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종대왕 태실 전경.충청남도 제공
[충남=일요신문] 박하늘 기자 = 충남 서산의 ‘명종대왕 태실(胎室)’이 국내 태실 문화재 중 처음으로 보물로 지정됐다.
26일 충남도와 서산시에 따르면 명종대왕 태실이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통과 ‘보물 제1976호’로 지정·고시됐다.
서산시 운산면에 위치한 명종대왕 태실은 1538년(중종 33년)조선 13대 왕 명종의 태가 봉안된 곳이다.
받침돌 위에 태를 넣은 둥근 몸돌을 올리고 지붕돌을 얹은 모습으로, 바깥에는 팔각형 난간석이 둘러져 있다.
태실과 함께 세워진 ‘대군춘령아기씨태실비’, 명종 즉위 이듬해인 1546년 세운 ‘주상전하태실비’, 1711년 추가로 세운 ‘주상전하태실비’ 등 모두 3기 비가 태실과 함께 있다.
태실에 봉안됐던 태항아리와 지석은 1928년쯤 일제에 의해 경기도 고양시 서삼릉으로 옮겨졌으며, 1996년 국립문화재연구소가 발굴·수습해 국립고궁박물관에 이전·보관 중이다.
명종대왕 태실은 태실과 가봉(加封)태실 변천 과정을 한눈에 살필 수 있어 조선 왕실의 안태(安胎)의례 연구 자료로서의 가치가 높이 평가된다.
또 조선 왕실 태실은 자리에서 옮겨졌거나 변형된 경우가 많지만, 명종대왕 태실은 조선왕조실록 등에 관련 기록이 상세히 전해지고 있고 원래의 자리에 온전하게 남아 있으면서 주변 지형 등 환경까지도 비교적 잘 보존돼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크다.
충남도내 태실 문화재는 총 16기이며, 이 중 국왕의 태를 봉안한 가봉태실은 이번 명종대왕 태실과 금산 태조대왕(이성계) 태실 등 7기로 경북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 김회정 박사는 “선조들은 태아의 생명력이 태에서 나왔다고 보고, 출산 뒤에도 태를 소중히 보관했으며, 조선 왕실에서는 태를 봉안하는 절차와 의식을 규례화 해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태실문화로 발전시켰다”며 “특히 명종대왕 태실은 국왕 태실 중 본래 위치에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 있어 역사·문화재적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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