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충사 입구에서 2㎞ 정도 이어진 은행나무길. 단풍이 곱게 내려앉았다. | ||
아마도 이번 주가 지나면 이곳의 은행잎들도 대부분 낙엽이 되어 세찬 초겨울 바람에 이리저리 휩쓸릴 것이다. 그래도 아직까진 가을의 끝자락을 만나기에 충분하다.
1973년 현충사 성역화 공사를 하면서 식재한 은행나무는 이제 가을마다 아산시 염치읍 송곡리에서 백암리에 이르는 3㎞ 구간을 샛노랗게 물들이고 있다.
은행나무 길 옆으로는 강물이 흐른다. 삽교호에서 빠져나와 배방면 방향으로 흘러가는 곡교천이다. 천변에는 아직도 코스모스들이 피어 있다. 길을 달리다보면 천변으로 빠지는 작은 소로가 있고 코스모스 밭으로 이어진다.
안타깝게도 이 은행나무 길은 걸으며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데가 아니다. 인도가 따로 설치돼 있지 않아서 위험하다. 그 아쉬움은 현충사에서 풀도록 하자. 현충사도 가을을 느끼기에 더없이 좋다.
현충사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사당으로 숙종 32년(1706년)에 세워졌다. 충무공의 유년과 무과급제까지의 기억이 서린 이곳에는 고택과 유허비, 신도비, 본전 등이 들어서 있다.
현충사에는 충무공의 셋째아들 ‘이면’의 묘가 있지만 정작 충무공의 묘는 없다. 1958년 노량해전에서 전사한 충무공의 유해는 전남 완도군 고금도에 안장됐다가 1959년 충남 아산시 음봉면 금성산, 다시 1614년 어라산 덕수 이씨 선산에 이장됐다.
현충사는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현충사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건물과 유적들을 돌아보는 길 곳곳에는 단풍이 곱게 내려앉았다. 특히 본전에서 고택으로 가는 길, 서편순환로에서 구본전, 동편순환로에서 연못을 거쳐 ‘정려’(충신, 효자 등을 기리고 표창하기 위해 동네에 세운 문)로 가는 길 등은 호젓하기까지 하다.
★길잡이: 서해안고속국도 서평택IC→39번 국도→충무교→624번 지방도→현충사
★문의: 아산시(http://www. asan.go.kr) 문화관광과 041-540-2565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