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삶의 질 향상, 가야역사문화 전통 계승, 생태환경 가치 존중 노력
-11월 ‘슬로시티 김해’ 선포, 1천만 관광객 시대 개막 기대
슬로시티 현장 실사 당시 모습.
[김해=일요신문] 하용성 기자 = 김해시가 국내 14번째, 세계에서는 242번째로 국제슬로시티로 인증을 받았다.
슬로시티(slow city)는 전통문화와 자연을 잘 보호하면서 ‘느림의 삶’을 추구하자는 국제운동으로 1999년 이탈리아에서 시작됐다.
김해시는 지난 3월 16일 벨기에에서 열린 국제슬로시티연맹(Cittaslow International HQ) 국제조정위원회 회의에서 연맹 가입이 승인됐다. 이후 4월 30일 한국슬로시티본부로부터 최종 확정 통보를 받았다.
시는 그동안 2천년 가야의 역사문화를 비롯, 화포천습지, 봉하생태문화공원 등 역사문화와 생태환경 유산을 세계에 알리고, 글로벌 관광도시로 발돋움하고자 국제슬로시티 인증에 행정력을 집중해 왔다.
특히 시는 지난 2월 환경·삶의 질·공동체 등 72개 항목에 걸친 평가보고서를 작성, 국제슬로시티연맹에 제출했다.
시민과 공무원 대상 홍보와 교육, 연맹 관계자 초청 현장답사를 통해 지역자원의 재해석을 받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온 결과, 이번에 국제슬로시티 인증이라는 쾌거를 이루게 됐다.
지난해 현장실사를 위해 김해를 직접 찾은 연맹 관계자의 전언에 따르면 국제슬로시티가 가진 궁극적 철학은 자연생태, 전통문화, 인간의 삶의 질, 그리고 도시의 지속가능한 성장이다.
봉하마을 전경.
김해시는 7,500여개의 기업체를 보유한 인구 55만 대도시로 성장하면서도 시민 삶의 질 향상과 역사문화 전통 계승에 소홀하지 않고, 공동체와 생태환경의 가치를 존중하는 정책을 펼쳐왔다는 점이 슬로시티의 철학과 가치에 부합해 좋은 평가를 받게 됐다.
국제슬로시티연맹 부회장인 한국슬로시티 손대현 이사장은 이 같은 김해시의 정책방향을 높이 평가하면서 “김해는 첨단기업과 전통문화, 자연생태가 시민 삶의 질을 높여주는 골든트라이앵글이 되는 ‘미래지향형 슬로시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실제 김해시는 그동안 화포천습지를 국가습지보호구역, 국가생태관광구역으로 지정하고, 연지공원과 해반천, 율하천 등 생태환경 조성에 앞장서왔다.
가야사 복원을 비롯, 숭선전 제례, 분청도자기, 남명조식, 가락오광대 등 역사문화의 전승과 보존에도 남다른 노력을 보였다.
김해문화의 전당, 김해서부문화센터와 같은 문화인프라 조성을 비롯, 도시재생사업, 물순환 선도도시, 경관디자인 개선, 도시숲 조성 등 쾌적한 도시기반을 만들면서도, 회현당과 같은 주민주도형 마을공동체를 비롯, 산딸기, 진영갈비, 봉하오리쌀 등 지역 특산물 활성화로 지역 경제여건을 개선했다.
김해시는 이번 국제슬로시티 가입 인증으로 시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6대 국제인증 프로젝트(국제슬로시티,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WHO 국제안전도시, 유네스코 창의도시, 가야고분군 세계문화유산 등재, 여성친화도시)’ 가운데 첫 번째 테이프를 성공적으로 끊었다.
김해가 세계도시로 도약하고 본격적인 1천만 관광객 시대를 열 수 있는 계기도 마련했다.
연지공원
시는 오는 6월 23일 프랑스 미헝드(mirande)에서 개최하는 ‘2018 국제슬로시티 연맹 시장 총회’에서 국제슬로시티 연맹 가입 인증서를 받는다.
시는 인증서를 받은 이후 올 하반기부터는 ‘슬로시티 김해’ 만들기에 본격 나설 방침이다.
시는 7월 슬로시티 기본계획을 수립해 비전과 정책방향을 마련하고, 시민 대표로 구성된 ‘슬로라이프 리더’를 뽑는다.
9월에는 슬로시티 단계별 추진전략과 관광브랜드화 등 세부 추진계획을 담은 슬로시티 종합추진계획을 수립하고, 국내 슬로시티 도시간 교류 협력을 위해 슬로시티 협의회에 가입할 계획이다.
이와 같이 사전 준비를 모두 마치면 오는 11월 ‘슬로시티 김해 선포식’을 개최하고 본격적으로 슬로시티 김해를 만들어 나간다. 이를 위해 슬로시티 전담팀도 신설해 추진동력을 더할 계획이다.
허성곤 김해시장은 “이번 국제슬로시티 선정으로 자연과 사람, 역사와 전통의 가치를 존중해온 김해시의 시정방향이 대외적으로 인정받게 돼 기쁘다”며 “산업도시 김해의 특성에 맞게 ‘기술과 자연, 사람의 조화’를 목표로 하는 한 단계 진화한 도시형 슬로시티로 만들어 국내외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시민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제슬로시티는 현재까지 30개국 241개 도시가 가입했다. 한국은 2007년 완도군, 담양군, 신안군을 시작으로 13개의 도시가 슬로시티로 가입돼 있으며, 이번에 김해시와 충남 서천군이 가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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