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학교 멀티미디어 디자인 학과 4학년 학생 22명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8일 제주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학과 A교수의 파면 등을 학교 측에 요구했다.
[제주=일요신문] 박해송 기자 = 제주대학교 교수의 상습적인 갑질과 성폭력 등 추악한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제주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 산업디자인학부 멀티미디어디자인 전공 학생들은 A교수의 갑질, 성희롱, 폭언 등을 공개하며 수업거부와 함께 학교 측에 공식적으로 파면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학생들은 인격 모독, 폭언, 성희롱, 노동력 착취 등의 부당한 대우를 받아 왔지만 교수들은 ‘성적’과 ‘졸업’으로 협박을 해 왔고, 학생들은 권력 구조 아래서 침묵하고 참아야만 했다”며 “갑질 교수의 횡포에 치욕적인 수업을 받아온 학생들에게 인권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A 교수는 학생들이 공모전에서 수상하면 얼굴도 알지 못하는 교수의 자녀 이름을 넣도록 지시해왔다”며 “국제 공모전 홈페이지의 수상작을 봐도 확인할 수 있으며, 학생들이 갖고 있는 상장 파일에도 영문으로 해당 교수의 자녀 이름이 실려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런 내용이 도민사회 내 알려지면서 해당 교수에 대한 파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져왔다.
이런 가운데 논란으로 지목받은 해당 교수가 19일 언론을 통해 입장을 표명했다.
입장문을 통해 A 교수는 “최근 저로 인해서 불거진 제주대학교 학생들과의 논란에 대해 사과 및 입장 표명을 하고자 한다. 저는 1980년대에 대학과 대학원을 다니며 예술계에서의 도제식 교육을 오랜 기간 동안 받은 사람”이라며 “그로 인해 대학의 교수가 된 이후에도 제가 배워온 방식을 당연시 해왔고, 저 또한 일종의 ‘스파르타식 교육’을 선택하는 것이 지방대학의 한계를 뛰어넘는 방법이며, 그 성과를 기반으로 제자들의 진로를 넓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해왔다”고 밝혔다.
A 교수는 이어 “그러나 나름의 목표를 이루어가고 있다고 감히 자부했던 것과 달리, 시대가 변한 작금의 현실에는 제가 선택했던 교육 방식이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며 “결국 저의 불찰과 정제되지 못한 언행으로 인하여 깊은 상처를 입은 학생들에게 진심 어린 마음으로 사죄하는 심정”이라고 밝혔다.
또 “목표 지향적, 목표달성적 사고방식에만 집착하다보니, 정제되지 않은 언어나 행동으로 인하여 ‘과정에서의 윤리’에 어긋 낫던 것이라 생각되고, 제자들을 대하는 데에 있어 신중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재차 “자신으로 인해 아픔을 겪은 모든 학생들에게 유감”이라고말했다.
그러면서 A 교수는 “사소하다고만 여겨 개인적인 일들을 부탁하는 것이 권력 남용 및 소위 ‘갑질’로 인식됨을 빨리 인지하지 못한 점, 학생들과 소통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말하고 행동했던 점 등 모든 불찰은 온전히 저의 탓”이라고 전제 한 후 “교육진행 과정에서 학생들과 지도교수 각각의 고충을 전달해온 중간 매체와의 소통에 있어서도 많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까지 오기 전에 미리 학생들과의 충분한 소통을 통하여 애로사항 등의 요소를 찾아서 제가 변화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어야 했는데도 그러지 못했다”며 이번 사안이 모두 자신의 불찰로 인한 것임을 인정했다.
A 교수는 “저를 둘러싼 모든 의혹은 교내 인권센터 등 일련의 강도 높은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정확히 밝힐 것”이라며 “이후의 과정에 있어서도 일말의 거짓 없이 성실히 임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입장을 마무리했다.
이러한 A 교수의 사과문에 대해 제주대 멀티미디어디자인과 비상대책위원회 학생들은 언론을 통해 “진정성이 없다”며 평가절하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논란은 확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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