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과 관계자들이 지난해 6월 낙동강 녹조문제로 환경단체가 보 수문 개방 확대를 요구하자 매곡 정수장을 방문, 고도정수 처리된 수돗물 시음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대구시
[대구=일요신문] 김성영 기자= 환경부가 수질감시항목으로 새로 지정한 과불화화합물의 대구 수돗물 다량 검출로 인한 유해성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6·13지방선거 대구시장 출마 후보들의 먹는 물 문제 해법이 재조명 되고 있다.
대구시 최대 현안 중 하나이자 해묵은 과제인 대구취수원 이전 문제는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대구시장 후보들 간 최대 쟁점 중 하나였다.
이번 사태로 대구의 먹는 물 안전 문제가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와 함께 낙선한 여야 대구시장 후보들의 SNS 상에서 재점화 되고 있다.
SNS상에서 가장 활발한 의견을 개진하고 있는 당시 후보들로는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과 임대윤 전 동구청장이다.
이 전 구청장은 지난 선거에서 낙동강 취수원을 댐 청정수로 전환하자는 발상을 내놨다. 대구과 대구 인근댐의 청정수를 식수로 쓰고, 농업·공업용수와 하천유지용수 등은 낙동강과 금호강 물을 활용하자는게 골자였다.
이 전 구청장은 “공산댐과 가창댐을 식수전용댐으로 전환하고, 안동·임하·영천·성주댐을 활용하면 공장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에 대한 불안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댐에서 수돗물로 쓰는 물의 양 만큼 부족한 농업·공업용수와 하전유지용수 등은 ”금호강과 낙동강 물을 활용해 되돌려 주면 된다“고 했다.
하지만 잦은 가뭄에 따른 댐 수량부족 문제와 비용, 취수원 보호구역 확대에 따른 주민 반발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대구 수돗물 사태가 있은 다음날 22일 이 전 구청장은 낙선 후 침묵을 깨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은 한마디 해야 겠습니다“라며 말문을 열였다.
이 전 구청장은 ”낙동강 최상류 석포제련소의 중금속 방류가 문제가 되고 있는 것 처럼, 대구 취수원을 구미 상류로 옮긴다고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댐 청정수의 식수 전환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그는 ”지난 4대강 정비에 22조원 이상 쏟아부었는데 2조원 정도면 대구·경북의 물문제를 깔끔히 해결할 수 있다“면서 ”수자원도 공기처럼 보편적으로 나눠쓰도록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대윤 전 동구청장은 당시 대구취수원 이전 문제의 국가사업 추진을 공약한 바 있다. 물 문제는 기본적으로 국가의 문제며 중앙정부, 국회가 개입해 해결해야 하고, 이를 위해 (가칭) 물갈등 특별법을 만들겠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임 전 구청장은 ”취수원을 다변화 하자(댐 청정수 등)는 주장도 있지만 낙동강 수계를 포기할 수 없다“면서 ”특별법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대구-구미간 갈등을 풀어나가겠지만, 구미 해평취수장 이전 합의에 실패한다면 해평취수장에서 27km 떨어진 상주 낙단보를 사용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또 ”낙동강 수질개선자금 5000억원을 활용, 고도정수처리시설을 건설해 각 지류에 산재돼 있는 축산 폐수와 4대강 사업으로 나빠진 낙동강 전체 수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 전 구청장은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해평에는 발견되지 않고 구미하수처리장 방류수 이하에만 발견되는 유해물질 9종을 언급하며 ”대구취수원 이전 전이라도 즉각 구미하수종말처리장 배출기준을 강화하고, 이번에 검출된 과불화화합물의 검출된 시점과 환경부·대구시의 진솔한 해명이 따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시장 후보로 출마한 이승천 전 국회의장 정무수석도 당시 물 문제 해법을 제시한 바 있다.
이 전 정무수석은 ”현재 취수원은 그대로 두고 구미공단 산업폐수를 어떻게 ‘정화’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 정화시설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정화시설을 강화하면 대구만 깨끗한 물을 먹는게 아니고 부산·경남도 깨끗한 물을 먹게되기 때문에 그쪽도 정화시설 강화를 위한 ‘분담금’을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재선 후 시정에 복귀한 권영진 대구시장은 곧바로 자유한국당 지역국회의원들과 정경윤 대구지방환경청장, 민경섭 경북대 교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 수돗물 사태에 따른 긴급 회의를 갖고 대구 물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중장기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안병옥 환경부 차관은 대구 수돗물 과불화화합물 검출과 관련 25일 오전 달성군 다사읍 수돗물 생산 시설인 매곡정수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안심하고 마셔도 된다‘며 대응에 나섰다.
앞서 22일 환경부는 구미산단의 과불화화합물 배출원에 대한 확인·차단과 함께 검출된 과불화헥산술폰산의 발암성 물질 논란에 대해 “지정항목이 아니다”며 발빠른 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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