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일요신문] 박해송 기자 = 제주시가 도심속 숲지대인 완충녹지지역을 허물어 공영주차장을 조성하는 것과 관련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완충녹지는 도시공원법에 의한 녹지의 세분으로 대기오염·소음·진동 등 이에 준하는 공해와 각종 사고나 자연재해 등의 방지를 위해 설치하는 녹지를 말한다.
제주시는 아파트 밀집지역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일도2동 46-2번지 일대 5만5286㎡ 중 3585㎡ 부지에 129면 규모의 공영주차장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9일 논평을 통해 “지역주민들은 주차난으로 겪는 생활의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녹지를 지키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행정은 여전히 과거의 철학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주민의 숙원사업이라는 이유로 녹지에 주차장을 개발하려는 시대착오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제주는 자연환경이 우수한 곳이라 하면서 정작 도심 녹지는 제일 빈약한 곳이 되었고, 이 때문에 도심 열섬현상이 일어나고, 미세먼지 황사 등에 시민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행정의 도민 안전에 대한 고민 수준도 이 사안을 통해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면서 “완충녹지는 대규모 LPG 저장소 외곽에 조성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 평소 미세 누출되는 가스를 흡수하고, 경관적으로 저장탱크를 차폐해 안정감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조성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여환경연대는 이어 “완충녹지는 일반 자연녹지와는 다른 안전상의 이유가 곁들여진 중요한 녹지”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 4월 도시계획위원회에서는 완충녹지 전체를 해제하고 주차장 조성이 가능한 곳으로 변경했다”고 비판했다.
참여환경연대는 “제주시는 즉각 공사를 중단하고 관련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면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변경된 도시계획도 원상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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