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대표 | ||
‘원조 친박 정당’ 격인 미래희망연대와의 차별화에 나선 ‘친박연합’이지만 당명은 미래희망연대의 옛 이름인 ‘친박연대’와 흡사하다. 친박연합 측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표를 위한 당인 만큼 ‘친박’ 브랜드를 쓰고자 했다. 당명으로 ‘친박연대’를 고려하기도 했으나 서청원 미래희망연대 대표가 지난 1월 19일 이미 특허청에 상표등록을 해놓은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친박연합을 주도하고 있는 이는 박근혜 전 대표의 사촌오빠인 박준홍 전국녹색연합회장과 과거 고건 전 총리를 지지했던 ‘한미준’(한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의 이용휘 전 대표, 그리고 ‘선진한국당’ 관계자들 등이다. 2005년 4월 결성된 한미준은 지난 2007년 초 정계를 은퇴했던 고건 전 총리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그해 5월 ‘박근혜 지지’를 선언하며 그동안 외곽에서 박 전 대표를 도와온 조직. 선진한국당은 한미준에서 출발해 이듬해인 2006년 5월 ‘한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당’으로 정당 등록을 했으나 이후 고 전 총리 측과 견해가 엇갈리면서 결국 그해 8월 지도부 개편과 함께 선진한국당으로 이름을 바꾼 바 있다.
이들은 그동안 미래희망연대의 정체성에 대해 비판하며 서청원 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해왔다. 미래희망연대는 지난 총선 직전 급조된 당이었음에도 ‘박풍’을 몰고 14명의 당선자를 내는 등 주목을 끌었으나 이후 여러 잡음을 빚어내며 친박계 일각에서 ‘박 전 대표에게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터. 더구나 최근 서청원 대표가 사면을 대가로 한나라당의 합당 제의를 받아들였다는 ‘이면계약설’이 돌며 당 외곽에 있는 친박계에서는 “서청원 대표가 박 전 대표의 이름을 팔아넘겼다”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들이 친박연합을 출범시킨 배경은 이러한 미래희망연대의 행보와 무관치 않다. 박준홍 회장은 “미래희망연대가 결국 한나라당과 합당하는 것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라고 밝혔다. 친박연합 측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서청원 대표의 ‘배신’으로 출범 시기만 앞당겨졌을 뿐 이미 그동안 많은 준비를 해왔다. 한나라당은 미래희망연대와의 합당이 가시화되며 ‘친박세력’이 없어진 것이라 안심하겠지만 우리가 대신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친박연합은 향후 미래희망연대 내의 이탈 세력과 심대평 대표의 국민중심당 등과도 연대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이미 국민중심당 측과도 연대 논의가 진전되고 있다는 게 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과연 ‘제2의 친박당’을 표방하고 나선 ‘친박연합’이 미래희망연대의 전철을 밟지 않고 ‘박근혜 브랜드’의 명성을 높일 수 있을까.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