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요약도. [자료=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주=일요신문] 박해송 기자 = 제주서 건설회사를 운영하며 입찰공고가 나올 때마다 서로 다른 회사인 것처럼 입찰에 참여해 420억 원 상당의 공사를 편법 낙찰 받은 건설사 대표가 검거됐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입찰방해 및 건설산업기본법, 국가기술자격법 위반 등 9개의 혐의로 주식회사 A건설업체 대표이사 김모씨(75) 등 관련자 47명을 입건, 검찰에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A사 대표이사 김 씨는 A, B, C 3개 건설회사가 사실상 하나임에도 마치 별개의 회사인 것처럼 속여 투찰가능 한 업종별로 두 개의 회사를 서로 짝(A&B, B&C) 지어 공동으로 투찰해 낙찰 확률을 높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또 각 업종별로 요구하는 기술자를 보유하고 있지 않음에도 기술자 임모(55)씨 등 30여명으로부터 일정금액(150∼800만원)을 지급하고 이들로부터 경력증과 경력수첩, 자격증을 빌려 기술자를 보유한 것처럼 속인 것으로 밝혀졌다.
3개의 회사로 쪼개진 A회사는 1000여건에 이르는 입찰에 참여해 2014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제주 모 해저케이블 공사를 포함해 총 27건의 공사를 따낸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은 해당 업체가 고용된 기술자 43명으로부터 통장, 카드 등을 건네받고 이를 이용해 임금을 지급하는 척하고 다시 환수하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하는 등 약 2억원을 업무상 횡령한 혐의도 밝혀냈다.
제주해경은 “이러한 행위는 국가전자조달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하락시키는 등 전자입찰 제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사안”이라며 “도내 해양 항만공사에 대해서 수사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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