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국민은행 복권사업팀 추첨담당자가 45개의 추첨공이 든 박스 6개를 점검한다. 각각의 박스에서 무작위로 6개의 공을 꺼내 무게와 지름을 정밀하게 측정한다. 공마다 미세한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일정한 오차범위를 넘지 않는다. 그렇지 않을 경우 그 공들은 추첨에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 추첨공 45개가 든 한 세트의 가격은 5백만원. 개당 10만원이 조금 넘는 셈. 이렇게 비싼 공을 쓰는 이유에 대해서 국민은행 측은 “로또 추첨기나 공들은 국내기술로도 얼마든지 생산이 가능하지만 조금의 의혹도 남기지 않기 위해 해외에서 검증된 생산업체의 물품을 구입하기 때문에 비싸다”고 밝혔다.
다음은 6개의 추첨공 세트 중 어느 것을 사용할지 결정하는 순서. 방청객 중의 한 사람이 눈을 가리고 1부터 6까지의 숫자가 표시된 하얀 공 중 하나를 선택한다. 각각의 하얀 공은 번호가 보이지 않게 검은 캡슐로 한 번 더 씌어져 있다.
선택된 공을 추첨기에 넣은 뒤 시험적으로 추첨을 해본다. 이는 기계의 이상유무와 공들 중 같은 번호가 중복되어 나오지 않는지를 보는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은 생방송에 참가하는 방청객이 보는 앞에서 진행된다.
8시45분이 되면 생방송으로 추첨이 시작된다. 이시각 매주 스튜디오에는 긴장감이 넘친다. 방송을 책임지는 남병욱 PD는 “혹시라도 기계가 오작동되어 추첨이 순조롭게 되지 않을 경우 전국적으로 로또 구매자들의 반발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에 방송중에는 항상 긴장감을 떨칠 수 없다”고 한다.
생방송 때는 사용되는 기계 외에 한 대의 기계가 예비로 더 놓여져 있다. 방송 대본에는 추첨에 오류가 생길 때에 대한 시나리오가 준비되어 있다. 진행자 박찬민 아나운서는 “아직까지 가상의 시나리오로 방송해본 적은 없다. 앞으로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얘기했다.
방송이 끝나면 추첨에 사용한 공은 다시 박스에 넣어져 봉인된다. 다음 추첨시에 이 봉인이 무사히 붙어있는지를 확인하게 된다. 기계 또한 별도의 저장고에 보관되는데 국민은행 추첨팀 담당자들 외에는 꺼내 볼 수 없도록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