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들’과 제주녹색당이 12일 오후 제주도청 앞에서 천으로 눈을 가리고 원희룡 지사가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제주=일요신문] 박해송 기자 =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들’과 제주녹색당은 12일 오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정을 향해 비자림로 공사로 인한 주민들간의 갈등 해결과 토론회 수용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제주가 난개발로 파괴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지난 6일 비자림로 숲에서 작은 문화제를 열려고 했지만 우리가 먼저 만난 건 시민들의 접근을 막는 덤프트럭의 행렬이었다”며 “우리는 도망치듯 숲에서 나왔다. 문화제는 그렇게 시작도 못 하고 끝났고 소박한 꿈이 깨졌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그날 밤 숲에서 만난 건 시민을 향해 분노하는 시민(송당리 개발위원회 청년들)이었다”면서 “도정은 왜 송당 주민의 숙원을 이용해 지나치게 도로를 확장하고 있는가. 왜 시민들의 대화 요구에 나서지 않고 제주도민들을 대치 국면으로 방치하고 있는가”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금 제주는 통째로 공사판”이라며 “지하수는 고갈될 대로 고갈돼 수심 11m까지 내려갔다. 쓰레기는 넘쳐나고 정화되지 않은 폐수가 바다로 흘러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난개발 소방수라고 자처했던 원희룡 도지사는 왜 제주의 자연파괴에 불을 붙이고 있나. 도민들과 소통하겠다는 그 약속은 어디 갔는가”라고 말했다.
이들은 “더는 비자림 파괴 문제로 도민 갈등이 반복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면서 “숲을 베지 않고도 송당 주민의 숙원을 해결할 방안을 내야 한다. 시민의 지혜를 함께 모을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ilyo9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