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159호로 지정된 제주시 봉개동의 자생 왕벚나무. [사진=국립수목원]
[제주=일요신문] 박해송 기자 = 유전체 분석을 통해 일본 왕벚나무와 제주 왕벚나무가 각기 다른 별개의 종(種)인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에서 자생하는 왕벚나무의 유전체 해독 결과 제주 왕벚나무는 제주에 자생하는 올벚나무를 모계(母系)로 하고, 벚나무 또는 산벚나무를 부계(父系)로 해서 탄생한 자연 잡종인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일본 왕벚나무(일본명 요시노 벚나무)는 올벚나무를 모계로 하고 오오시마 벚나무를 부계로 해서 수백 년 전 인위적인 교배를 통해 만들어진 잡종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명지대·가천대팀과 함께 제주도에 자생하는 왕벚나무 유전체(게놈) 완전 해독에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제주 왕벚나무 유전체 해독 연구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지인 ‘게놈 바이올로지(Genome Biology)’ 9월호에 게재됐다.
명지대 연구팀은 “제주 왕벚나무는 잡종이 되면서 모계와 부계에 없는 우수한 형질을 나타내는 잡종강세를 보여준 사례”라며 “타가 수분을 통해서만 번식하는 벚나무 종들이 제주의 고립된 환경에서 서로 다른 종 간에 꽃가루받이를 허용하면서 번식이 가능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자생 왕벚나무 유전체 해독을 통해 왕벚나무를 둘러싼 원산지외 기원에 대한 해답을 얻은 것”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는 왕벚나무의 우수한 유전자원을 선발하고 보존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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