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5월 10일 베리 앵글 GMI 사장,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과 MOU서명식을 가졌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10일 국회 산업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인천부평갑)이 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산업통상자원부-GM-한국GM 간 ‘한국지엠의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상호협력에 관한 양해각서(이하 ‘MOU’) ’에 따르면 GM이 한국GM의 R&D 역량 강화 의무를 이행하는데 산업부와 공동작업반을 구성해 협의해야 하지만 전혀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지난 4월 산업은행-GM 간 협상말미에 GM측이 정부에 제출한 경영정상화 계획에 없던 “R&D법인신설” 논의를 최초제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산업은행이 산업부 등 정부협의체에 이를 보고하고 논의했지만 노조반발 및 시간촉박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함으로써 합의안에서 빠지게 됐으나, GM 측이 지난 7월부터 R&D 법인 신설을 강행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월 10일, 산업부와 GM은 한국GM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을 끝내고 산업부-GM-한국GM 간 MOU를 체결했다.
MOU에 따르면 GM은 한국GM의 중장기 경쟁력 강화 및 자동차 핵심부품 개발역량 확대, 자동차부품사 경쟁력 강화를 이행하기로 합의했다.우리 정부는 자동차 부품사를 위한 예산을 지원키로 하고 지난 5월 추경예산에서 자동차 부품기업 지원 및 퇴직인력 교육 예산 376억원을 편성했다. 그리고 MOU 제2조에서 산업부와 한국GM, GM은 협약사항의 효과적 이행을 위해 공동작업반을 구성해 모든 상항을 협의하여 실시하기로 했다.
당시 MOU 제1조 제2호에는 엔진, 전기차의 첨단기술 및 금형을 포함한 자동차 핵심부품과 관련한 한국GM의 R&D 역량을 확대하도록 돼 있다. 이 조항에 따라 배리 엥글 GM총괄부사장이 지난 7월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R&D투자 일환으로 연말까지 글로벌 제품개발 업무를 집중전담할 신설법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혔고, 이에 카허카젬 한국GM 사장은 “세계적 수준의 한국GM R&D 개발 역량을 확대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런데 산업부-한국GM-GM 간 공동작업반이 구성조차 안 됐으며, R&D법인 신설에 대해 어떠한 협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동작업반을 구성하는 각 측의 간사를 30일 이내 지정하도록 돼 있지만, 산업부 자동차항공과 과장 외에 GM 및 한국GM 측은 MOU 체결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간사를 지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섭 의원은 “국민혈세를 투입해가며 합의한 계약서와 협약서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GM이 우리정부와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 산업부는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조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