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 중인 집값에 덩달아 임대료까지 비싸지는 상황에서 국민임대주택은 저렴한 임대료로 30년간 거주할 수 있어 저소득층의 수요가 매우 높다. 그에 비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이현재 의원(경기 하남)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의하면 2018년 6월 기준 국민임대주택 대기자수는 4만 8,469명이지만, 주택 임대차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공실 수는 겨우 763호뿐이다. 국민임대주택 대기자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경기도의 경우 평균 대기기간이 1년 3개월이다.
그러나 국민임대주택 초과수요 상황에도 공급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사업관리가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현재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2018년 7월 기준 착공 시기 조정, 상위 계획변경 등을 이유로 미착공된 국민임대주택도 6만 143호에 달했다. 주택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착공 의무기한은 5년이나 그 중 5년 이상 미착공된 장기 미착공 국민임대주택은 4만 5,801호에 이르렀다.
장기미착공 물량에 매몰된 금액도 매우 크다. 국민임대 미착공 64개 지구 90개 블록에 기 투입된 토지 보상비는 6948억 6000만 원이다. 미착공 물량(60,413호)에 대한 주택도시기금은 2조 9938억 원 이다. 전체 미착공 물량에 3조 6887억 원 이상이 기 투입된 상황이다.
국민임대주택 사업의 진행도 심각하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신규 건설을 위한 사업승인 계획 물량 1만 8000호는 사업 추진 지연되면서, 올해 8월까지 274호만 승인 완료했다. 또한 2018년 준공 계획물량은 9000호이나, 실제 준공이 끝난 물량은 현재까지 5,754호에 그쳤다.
국민임대사업 실적이 저조하다보니, 미착공 부지에 대한 민간 매각을 진행하거나 사업유형을 변경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임대 미착공부지 중 2만 3014호가 행복주택사업, 10년 공공임대주택사업 등으로 유형변경 계획 중에 있다. 행복주택과 10년 공공임대주택 입주자는 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의 100% 이하인 가구로 국민임대 입주자보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많은 계층이다.
이현재 의원이 LH가 보유한 국민임대주택 부지의 건설가능 호수 변동추이로 지난 5년여 간 사라진 전체 국민임대주택 부지를 추정한 결과, 지난 4년 반 동안 9만 4491호 부지가 줄어든 것으로 계산되었다. 2013년말 LH가 보유한 국민임대주택 부지의 건설가능 호수는 20만 6042호. 2014년부터 올해 6월까지 착공한 국민임대주택 호수는 5만 4508호이다.
이에 따르면 남은 국민임대주택부지는 건설 가능한 호수에서 착공한 호수를 뺀 15만 1534호가 남아있어야 하지만 올해 6월까지 건설가능 호수는 5만 7043호만 남아 있다. 약 9만여호 부지는 사라진 것이다.
이현재 의원은 “소득주도 정책 실패로 소득분배가 더욱 악화됐다는 경제지표가 쏟아지고 있다”고 말하며 “설상가상으로 집값은 천장 없이 치솟는 상황에서 저소득층을 위한 주거지원을 줄이는 건 정부와 기관이 나서서 저소득층을 외면하고 소외시키는 것”라고 지적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