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부산시장은 8일 오전 부산시 실·국장들을 배석하고 ‘2019년 시민행복예산안 발표 기자회견’을 가졌다.
오거돈 시장은 8일 오전 ‘2019년 시민행복예산안 발표’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에 앞서 사전점검 차 브리핑실을 찾은 부산시 A 비서관은 황수언 공보담당관(황 과장)에게 브리핑실 구조개선을 갑자기 요청했다.
회견장 단상 후면에 문을 만들고 바로 그 뒤에 별도로 방도 하나 만들자는 게 골자였다. 기자회견 시에 회견장 좌측에 마련된 문을 열고 들어서서 자리에 앉아 있는 기자들과 선 채로 인사를 나누는 오 시장의 모습이 그다지 좋지 않는다는 게 기본적인 이유였다.
해당 비서관은 황 과장에게 “바로 ‘청와대’가 그렇다. 방에서 메이크업 등을 하면서 대기하다가 예정된 시간이 되면 문을 열고 회견장에 입장하는 형태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황 과장은 “알았다”며 긍정적인 답변을 전했다.
비서관의 이 같은 요구는 시 지도부의 뿌리 깊은 권위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는 과거 자유한국당 소속 서병수 전 시장 재임 시절에도 나오지 않았던 얘기여서 더욱 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민선 7기에 들어서면서 많은 시민들은 구태에 머문 브리핑실 운영 등에도 개혁과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오 시장을 둘러싼 핵심 비서진의 기본 인식이 이처럼 퇴행적 사고에 머문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런 기대는 접어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황 과장은 이와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시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시설을 개선할 수도 있는데 왜 그렇게 관심을 갖느냐”고 반문한 뒤 “해당 비서관의 개인적인 의견 전달일 뿐이다.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8일 오전 진행된 오거돈 시장의 기자회견에는 부산시 실·국장들이 빠짐없이 배석해 묘한 느낌을 전달했다. 이 역시 민선 7기 이전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