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이 개발한 독특한 눈 구조를 가진 ‘제노스 페키’의 눈을 모사한 초박형 디지털카메라
[대전=일요신문] 육군영 기자 =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정기훈 교수 연구팀이 독특한 눈 구조를 가진 곤충인 제노스 페키(Xenos peckii)를 모사한 초박형 디지털카메라를 개발했다.
20일 KAIST에 따르면 기존 이미징 시스템보다 더 얇으면서 상대적으로 넓은 광시야각과 높은 분해능을 갖는 이 초박형 디지털카메라는 감시 및 정찰 장비, 의료용 영상기기, 모바일 등 다양한 소형 이미징 시스템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빛 : 과학과 응용(Light : Science & Applications)’ 10월 24일자에 ‘제노스 페키의 시각기관을 모사한 초박형 디지털카메라, Xenos peckii vision inspires an ultrathin digital camera)’라는 주제로 게재됐다.
곤충 눈과 매우 유사한 생체모사카메라는 평면 형태와 곡면 형태 두 가지로 분리할 수 있다. 평면 형태의 경우 제작에는 용이하나 기능면에서 광시야각이 제한되는 단점이 있고, 곡면형 이미지 센서는 아직 분해능이 낮고 공정이 복잡해 양산성이 매우 낮은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곤충인 제노스 페키의 시각구조를 적용한 렌즈를 제작, 이를 이미지 센서와 결합한 초박형 디지털카메라를 개발했다.
곤충의 겹눈구조는 수백, 수천 개의 오마티디아라 불리는 아주 작은 광학 구조로 이뤄져 있다. 일반적인 겹눈구조는 오마티디아에서 한 개의 영상을 얻지만, 제노스 페키는 다른 곤충과는 달리 각 오마티디아에서 개별의 영상을 획득할 수 있고 오마티디아 사이에 빛을 흡수할 수 있는 독특한 구조를 가져 각 영상 간 간섭을 막는다.
KAIST 정기훈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제노스 페키의 시각 구조에서 영감을 얻어 마이크로프리즘 어레이와 마이크로렌즈 어레이로 구성된 초박형 렌즈를 제작했다.
제작에는 양산이 가능한 MEMS 공정을 이용했으며 볼 렌즈 임프린팅 및 3D 모세관 충진 기법과 같은 새로운 기술을 적용했다. 이후 렌즈를 평면의 이미지 센서 위에 바로 집적시켜 초박형 디지털 카메라를 완성했다.
완성된 초박형 디지털 카메라는 2㎜ 이내의 매우 작은 크기를 가지며 각기 다른 광축의 방향 갖는 마이크로프리즘 어레이를 통해 다른 평면 형태의 생체모사 카메라보다 넓은 광시야각을 확보할 수 있다.
한편 마이크로프리즘 어레이 사이는 흑색 폴리머로 충진돼 프리즘 간의 빛의 간섭을 방지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광학적 크로스토크 현상 없이 영상을 획득할 수 있다.
확보된 영상들은 영상처리기술을 통해 하나의 영상으로 복원시킬 수 있으며, 복원된 영상은 단일 영상보다 더 선명해진 이미지를 갖고 더 넓은 영역을 관측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기훈 교수는 “초박형 카메라를 제작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며 “이 연구는 기존의 평면 CMOS 이미지 센서 어레이에 마이크로 카메라를 완전히 장착한 초박형 곤충 눈 카메라의 첫 번째 데모이며 다양한 광학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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