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2년 대우전자 내에 사업부문으로 출발하면서 그동안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 꾸준히 성장했으나 올들어 매출급증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급락하는 역전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2002년 10월 현재 자본금 12억원인 이 회사는 지난해 1백30억원의 매출을 올려 1억1천만원의 흑자를 냈지만, 올들어 상반기에는 9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도 15억원의 적자를 발생시켰다. 이 때문에 연초까지만 해도 3천원대를 오가던 이 회사의 주가(주당 5백원)가 주당 6백원으로 폭락하는 등 주가도 극심한 부침을 보여주고 있다.
김 사장이 최대주주가 되기 전까지 이 회사의 대주주는 설현수라는 사람이었다. 김룡영 사장은 지난 11월6일 벨로체피아노의 주식 69만 주(10.61%)를 총 8억2천8백만원에 장외에서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이 현재 경영중인 (주)쿨텍은 삼성전자에 에어컨을 주문자상표표시(OEM)으로 납품하고 있는 중소 전자업체 이다. 김 사장은 지분 확보 이전인 지난달부터 벨로체피아노의 부채 32억원 정도를 대신 갚아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인수 당시 김 사장은 “쿨텍의 해외판매 및 기술개발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회사를 다시 일으켜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제의 주식 실종을 둘러싼 의문은 여기서 불거져 나왔다.
김 사장이 장외에서 매입한 지분 10.61% 주식의 출처와 나머지 지분의 행방이 앞뒤가 잘 맞지 않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김 사장은 자신이 매입한 지분 69만 주는 전량 기존 대주주인 설현수씨로부터 사들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흥미로운 것은 대주주로 올라선 김룡영 사장이 설씨로부터 인수한 주식은, 설씨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것. 설씨는 지난 9월 KIT창업투자로부터 벨로체피아노의 주식 1백20만 주(19.32%)를 인수, 총 1백30만 주(20.9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설씨는 벨로체피아노의 대표이사였던 박호영씨가 장내 매도한 주식을 사들인 KIT창투로부터 1백20만 주를 매입했다. 그러나 설씨가 11월 현재 공식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김 사장에게 넘긴 주식을 빼고 4만 주(0.62%)뿐이라는 점이다.
설씨는 실제로 1백26만 주를 매도(김룡영 사장에게 매도한 것으로 알려진 69만 주 포함)했음에도 57만 주의 소재는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렇게 되자 증권가에서는 전체 발행주식의 9.20%에 달하는 57만 주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김룡영 사장이 이 회사 주식을 사들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벨로체 주식값은 주당 6백원에서 1주일 사이에 1천4백원대로 배 이상 치솟아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사라진 57만 주가 특정인에게 넘어갔거나 시장에서 일반 투자자들에게 넘어간 상태여서, 조만간 매물로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추측이다.
작전세력에 의해 주식이 종적을 감췄을 것이라는 추측인 것. 실제로 전체 지분의 9%가량이 시장에서 사라지면 매물이 없어져 주가가 급등락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 과정에서 또하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인물은 벨로체피아노의 대표로 있다가 최근 물러난 박호영 사장.
그는 원래 지난 6월 말까지 이 회사의 지분 26.2%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지난 9월 무렵에 3%가량만 남긴 채 모두 KIT창투에 매각했다. 그는 자신의 지분 1백20만 주가 장내매도된 뒤에도 매수자에 대해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게 증권가의 얘기.
당시 박 전 대표는 3.2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벨로체의 경영권은 (자신을 중심으로)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사내 직원들에게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되자 증권가에서는 박 전 대표가 개인 대출금 상환을 위해 설씨를 통해 계획적으로 지분을 처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당시 벨로체피아노측은 채권자측이 일방적으로 담보권을 행사, 주식을 매도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박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엘베테크놀로지라는 벤처기업을 인수해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카리스소프트로부터 52억원을 출자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