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 조합장 자녀들 취업 분포도
[경남=일요신문] 정민규 기자 = 진주에 있는 농업협동조합장의 자녀들이 농협에 대거 취업돼 있어 농협의 앞날을 걱정하는 조합원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농협은 농민의 권익을 위해 존재하는 조합으로 그 이익을 대변하는 곳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조합이 특정 개인의 이익을 노리는 곳으로 변절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조합장이라는 직책은 그 조합임직원과 조합원에게는 대통령에 버금가는 권한이 부여돼 있다. 때문에 그 권위에 도전하면 조직의 변절자로 낙인 찍혀 조합에 발을 들일 수 없다.
진주지역 한 농협의 조합원인 A 씨는 조합의 앞날이 걱정하며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고용세습’과 관련한 실태를 본보에 적나라하게 제보했다.
제보에 따르면 진주지역에서만 무려 7명에 달하는 조합장의 자녀가 농협 조합에 교차로 근무하고 있다. A 씨는 향후 추가로 폭로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A 씨는 “특정 농협조합장은 다른 농협의 조합장 자녀를 채용하고, 이에 상응하는 취업을 요구하는 구조”라며 “이외에도 수많은 채용비리가 만연하다 이는 조합 내에 공공연한 비밀에 속한다”고 주장했다.
취업을 시키는 방법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A 씨는 “일용직으로 채용돼 있다가 계약직으로, 다음에는 무기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자연스럽게 채용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조합장들이 재선을 노리고 자기 관리를 위해 힘 있는 조합원들을 포섭할 목적으로 조합원 자녀까지 대거 채용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같은 의혹제기에 대해 서부농협조합장은 “아들이 동부농협에 근무하고 있지만 농협대학을 나와 정식으로 채용됐다. 조합감사위원회 감사까지 받았다”고 말했다.
중부농협조합장은 “아들 두명 중 동부농협에 근무하는 아들은 없고, 아들 한명은 남부농협에 근무하다가 중부농협에 근무하고 있으며, 농협대학을 나와 정식 채용됐다”고 밝혔다.
남부농협조합장은 “딸이 서부농협에 근무한지 4여년정도 된다”고 전했다. 북부농협조합장은 두차례 본지의 전화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진양농협조합장은 “아들이 북부농협에 5년정도 근무하고 있고, 조합장으로 당선된 것은 1년 2여개월로 조합장이 되기 전에 채용됐다”고 말했다.
원예농협조합장은 “아들이 진주축협에 근무한 것은 조합장 되기전 일용직으로 취업 후 직원모집 공고에 응시해 취업됐다”고 말했다.
금산농협조합장은 “아들이 서부농협에 근무하는 것은 농업대학 졸업 이후다. 직원모집 공고에 따라 이사회 승인 후 채용됐다”고 밝혔다.
그런 가운데 농업대학이 이른바 ‘고용세습’을 위한 창구로 이용된다는 거센 비판도 나온다.
농업대학은 조합장의 추천이 있을 경우 입학이 가능하지만 일반적으로 응시할 경우 입학조건이 매우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합장의 추천으로 입학이 가능해 이 같은 논란이 불거짐에 따라, 향후 추천만으로는 입학을 힘들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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