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린 대전시청 인근 전경
[대전 일요신문] 육군영 기자 = 을지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양대석 교수는 겨울철 낙상사고로 인한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야외활동 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양 교수는 “겨울철 추위로 인해 근육이나 뼈가 경직돼 있어 다른 계절보다 외부 충격으로 골절로 이어지기 쉽다“며 ”이를 방치할 경우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양대석 교수의 도움말로 겨울철 낙상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본다.
# 약해진 뼈, 작은 충격에도 쉽게 골절
일반적으로 낙상은 바닥이 미끄럽거나 지면이 고르지 못할 때 넘어져 발생하는데, 운동신경이 저하되고 균형 유지 기능이 약화돼 있는 경우에 더욱 위험성이 높아진다.
이외에도 파킨슨병, 퇴행성 뇌질환, 시력 장애, 뇌졸중이나 뇌종양, 심장 기능 이상 등의 내과적인 원인이나 노인들의 경우 골밀도의 감소, 근력 감퇴 및 관절의 퇴행성 등으로 인해 뼈가 약해져 경미한 충격에도 골절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낙상은 단순한 찰과상에서 생명을 위협하는 손상까지 다양한데, 낙상으로 인한 대표적인 골절에는 손목골절, 척추 골절, 고관절 골절 등이 있다.
가장 위험한 고관절 골절은 노인들이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었을 때 쉽게 발생할 수 있는데, 골절 발생 시 장기간 누워 지내는 과정에서 욕창이 발생할 수 있고 폐렴이나 방광염 등 감염성 질환과 더불어 혈전으로 인한 뇌졸중, 심장마비 등 합병증을 유발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양대석 교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골절된 뼈가 더 어긋나거나 날카로운 골절편이 주위 조직을 찔러 부상을 키울 수 있다”며 “특히 낙상을 당한 노인들의 경우 자식에게 말을 하지 않고 통증을 숨긴 채 지내는 경우도 많아서 노부모의 행동 변화를 항상 주의 깊게 살펴야한다”고 강조했다.
# 손목골절 가장 흔해…방치하면 더욱 위험
양 교수는 모든 골절의 15% 이상을 차지할 정도 손목골절이 흔하게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넘어질 때 손으로 바닥을 짚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체중의 2~10배의 힘이 손목에 전달되며 골절이 발생하기 쉽다. 손목뼈가 부러지면 손목 부위가 아프고 부어오르며, 때에 따라서는 손목이 포크처럼 변형되기도 한다.
뼈가 많이 어긋나지 않으면 뼈를 맞춘 뒤 6~8주간 석고 고정을 하고, 많이 어긋난 경우에는 뼈를 맞춘 뒤 금속판이나 의료용 철심으로 고정하는 수술을 받기도 한다.
뼈가 완전히 부러지면 통증이 심해 곧 병원을 찾지만, 금이 가거나 부러진 뼈가 서로 맞물리면 큰 고통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통증을 참고 지내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부상을 방치하면 더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일단 낙상하면 신속히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한다.
# 가장 좋은 예방법은 ‘적당한 운동’
양 교수는 낙상을 예방하는 데 있어 가장 좋은 방법은 운동이라고 설명했다. 적당한 운동은 평소에 균형감각을 잃지 않도록 하고 가벼운 근력운동은 근육 소실을 막을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틈틈이 몸의 유연성을 유지시켜 주는 맨손 체조나 걷기 운동, 스트레칭을 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되며 눈이 많이 오거나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날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외출할 때에는 팔이나 다리의 움직임이 불편할 정도의 두꺼운 옷보다 활동하기 편하도록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도록 한다.
을지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양대석 교수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니는 것은 균형감을 잃어 넘어지기 쉽고 넘어질 때 크게 다칠 수 있어 외출 시 장갑을 지참해 착용하는 것이 좋다.
신발은 굽이 낮고 폭이 넓으며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것을 신는 것이 안전하고 실내에서도 화장실 바닥 같은 미끄러운 곳에 물기가 없는지 살피고, 침대에서 취침 시 떨어질 수 있으므로 골다공증을 앓고 있거나 체력이 약한 노인들은 바닥에서 잠자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양대석 교수는 “좀 돌아가더라도 빙판길을 피하고, 계단이나 경사로를 걸을 때에는 평소보다 천천히 걷는 것이 좋다”며 “추운 곳에서 갑자기 일어날 때 혈압이 떨어지면서 어지럼증이 생겨 낙상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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