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대 복음병원이 14일 故 성산 장기려 박사 서거 23주기 기념식을 개최했다.
[부산=일요신문] 박영천 기자 = 고신대복음병원(병원장 최영식)이 초대병원장 성산 장기려 박사의 서거 23주기를 맞아 지난 14일 오후 4시 1동 3층 예배실에서 기념식을 가졌다.
매년 12월 고신대복음병원에서는 유가족과 후학을 초청해 추모행사를 가져왔다. 올해는 장기려 박사 서거 23주기로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총회 김성복 총회장, 손봉호 성산 장기려기념사업회 이사장, 학교법인 고려학원 황만선 이사장, 고신대학교 안민 총장, 부산서구의회 이석희 의장, 유가족 대표 장여구 교수를 비롯한 의료계 및 지역 기관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행사가 진행됐다.
‘故 성산 장기려박사 제23주기 추모행사’는 총 3부로 1부 추모예배, 2부 기념식 그리고 3부 부대행사로 구성돼 진행됐다.
1부 추모예배에서 설교를 맡은 김성복 총회장은 “초대병원장으로 25년, 그리고 44년간 복음병원을 지킨 장기려 박사는 복음병원 그 자체였다”며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어야 할 사람”이라고 말하며 추모기념식의 의미를 더했다.
2부 기념사에서 최영식 병원장은 “이번 23주기 추모행사를 통해 가난한 환자를 무료로 치료해주고 의료보험의 효시인 청십자의료보험조합을 설립한 부산의 인물 장기려 박사를 기억하고 그의 삶을 재조명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3부 부대행사에서는 극단 ‘증인’이 장기려 박사를 주인공으로 다룬 뮤지컬 ‘길’의 대표곡 3곡을 불러 행사를 더욱 풍성하게 장식했다.
고신대학교복음병원과 성산 장기려기념사업회는 기념행사와 더불어 12월 한달동안 병원 중앙로비에 장기려박사의 생전 자료를 모아 전시공간을 조성했으며, 호스피스 자원봉사자들이 성탄절을 맞이해 환우를 위한 성탄음악회를 개최하는 등 병원을 방문하는 내원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성산 장기려기념사업회 부이사장을 맡고 있는 최 병원장은 “매년 진행되는 추모기념식을 포함해 여러 행사를 통해 장기려기념사업회가 박사님의 삶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게 내년에도 왕성한 활동을 계획하겠다”고 말했다.
故 장기려 박사는 지난 1928년 경성의학전문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1995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타계하기까지 가난한 자들의 주치의로 헌신하며 현대 대한민국 의료사의 대표 인물로 남았다.
1942년 평양연합기독병원을 거쳐 김일성 주석의 주치의 겸 김일성대학 의과대학 외과학 교수로 일했던 장기려 박사는 1951년 한국 전쟁 시절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을 위해 부산 영도의 한 천막진료소에서 무료진료를 시작했는데 이것이 현재 고신대학교복음병원의 모태다.
장기려 박사의 생전에 함께 하고 그를 모셨던 제자들은 열이면 열 장기려 박사를 자신의 롤모델로 삼는다.
그는 집 한 채 없이 고신대학교복음병원 사택에서 평생을 살며 무소유·무욕의 삶의 몸소 실천했으며 주어진 재능과 축복을 자신을 위해 사용하기보다 낮은 곳을 향해 사용했던 그의 청빈하고 타인을 위한 삶은 그가 세상을 떠난 지 23주년이 되는 오늘 날까지도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고 있다.
아울러 ‘한국의 슈바이처’였던 ‘바보 의사’ 장기려 박사의 후예로 장 박사의 못 다 전한 사랑을 세상에 전하기 위해 연구, 진료 그리고 나눔의료사업으로 오늘도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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