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출범 당시 KT새노조 손말이음지회. 사진=KT새노조
31일 KT 새노조와 손말이음센터지회(이하 노조)에 따르면 진흥원이 중계사들로 하여금 무기계약직 전환시험에 응시할 때 KTCS에 사표를 제출하는 조건을 내걸었다고 지적했다. 전환시험 시작일은 12월 19일이었고 최종 면접은 27일 이뤄졌는데 28일 저녁 KTCS 소속으로 현재 근무 중인 34명 중 최종 무기계약직 직접고용 전환자는 18명에 그쳤다. 해고 중계사 중에는 센터 발전에 공헌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표창을 수상한 근로자, 10년 이상 장기근속자, 노조 핵심간부들이 포함돼 있고 당일 과기부 장관 표창 수상 확정 근로자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진흥원은 청각언어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소통 할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수어나 문자 중계통역서비스를 제공하는 손말이음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진흥원은 2005년부터 KT에서 전화번호안내사업 등을 운영하는 계열사 KTCS 등에 손말이음센터를 위탁 운영해 오며 중계사들을 간접고용해 왔다.
중계사들은 3교대 24시간 상시·지속적 업무를 수행하는 직접고용대상으로 이들은 2017년 6월 KT 새노조 지회 형태로 노조를 설립해 원청인 진흥원에 직접고용을 요구해 왔다. 결국 진흥원은 2019년 1월 1일자로 손말이음센터의 중계사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 직접 고용하기로 했다.
노조는 “무기계약직 고용을 위한 ‘형식적인 채용시험’이라던 진흥원의 말을 믿고 KTCS에 사표를 제출한 대상자들은 채용시험에 응시했다가 졸지에 실업자가 되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벌어졌다”며 “공공부문 직접고용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이 진흥원에서 비정규직 대량 해고로 둔갑했다“고 질타했다.
또한 노조는 “진흥원은 이미 불합격 인원을 내부적으로 정해 놓고 불합격 통보 당일 14명의 아르바이트노동자 채용하려고 한 정황이 포착됐다. 전문성이 요구되는 중계업무에 공개채용방식이 아닌 지인 소개로 진행하고 있다”며 “진흥원은 이번 전환 시험 결과를 즉각 무효화하고 검증된 기존 중계사 전원을 약속한 대로 직접 고용하고 즉각 노조에 사죄하고 사태를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이날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규탄 시위를 진행했다.
이에 대해 진흥원은 엄정한 절차에 따라 중계사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고 강변했다.
진흥원은 “중계사의 경우 39명중 30명이 무기계약직 전환을 희망했고 그 중 29명이 전환 절차에 응시했고 역량평가, 전문가 평가, 임직원 면접 등 3단계에 걸친 공정한 전형 절차 결과 18명이 합격했다”며 “행정직 29명 응시, 11명 합격(합격율 37.9%), 전산직 23명 응시, 11명 합격(합격율 47.8%) 등에 비해서도 합격비율이 낮지 않다”고 해명했다.
또한 진흥원은 “무기계약직 전환시험에 응시할 때 중계사들로 하여금 원청업체인 KTCS에 사표를 제출하는 것을 조건으로 했다는 주장에 대해 진흥원 직원 누구도 중계사들에게 사표 제출을 전환조건으로 내건 적이 없다. KTCS도 중계사들의 사표제출과 관련해 요구를 한 적도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노조에서 주장하는 노조 관계자, 장관 표창 수여자 등에 대한 불합격 통보는 자기소개서에도 없어 불합격 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진흥원은 결원을 충원하기 위한 중계사 채용에 있어 이번에 불합격한 이들에게도 응시 자격을 부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