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 대표가 기부금을 전달받고 있다.
[부산=일요신문] 박영천 기자 = 2016년 5월부터 부산진구 쌈지공원에서 시작된 밥퍼천사봉사가 3년째로 접어들었다. 특히 제2호점이 매주 토요일에도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식사를 대접해 훈훈함을 전한다.
무료급식봉사를 제안했던 온종합병원이 밥도 하고 부식까지 도맡았으며, 봉사자들은 배식과 설거지를 한다. 어르신들의 숫자가 200명을 넘어서면서 현장의 밥차에서 직접 밥과 반찬들을 준비해서 대접한다.
산해진미는 아닐지라도 점점 늘어나는 급식 수만큼 부식비도 만만찮게 든다. 자원봉사자들이 스스로 십시일반 만원씩 거둬서 끼니를 차려내는데 보탰다. 시작한지 서너 달이 지날 즈음 무료급식봉사를 하는 ‘밥퍼천사들’ 앞으로 작은 기부 행렬이 이어졌다.
부전시장에서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는 한 봉사자는 매주 김을 가져와서 어르신들의 밥상 위에 올린다. 부산의 교회들은 식사 후 입가심으로 드시라면서 그리스도의 사랑만큼 달콤한 봉지커피를 매주 ‘천사들’에게 대주고 있다. 북구 소재 어느 대학교수는 폐지들을 팔아서 모은 돈으로 쌀 10포대를 싣고 왔다.
요구르트를 보내주는 이, 쌀 포대를 지고 오는 이, 가래떡이나 계절과일들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급기야 보름 전엔 팔순 며느리의 손잡고 이따금 쌈지공원을 들러서 식사하곤 하던 102세 할머니가 100만원을 쾌척했다. 외로운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 대접하는 ‘밥퍼천사들’이 너무나 대견하고 고맙다고 하시며 격려했다.
기부는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국민은행 가야지점에서 150만원을, 오늘도 부전범천교회와 전포동 평화교회에서 각각 30만원씩을 기부했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점심때마다 따뜻한 밥 한 끼에서 피워내는 밥퍼 천사들과 기부천사들의 사랑의 온기로 휑한 어르신들의 마음을 배부르게 한다.
밥퍼천사들 대표인 권용수 목사는 “아직 우리 주변에는 따스한 마음을 가지고 어려운 이들에게 기꺼이 손을 내미는 분들이 많아 이 겨울이 포근하기만 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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