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광역시 미추홀을 당협위원장에서 물러난 후 예전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지역구민들과 함께 보내는 윤상현 의원을 만났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윤상현 의원과의 인터뷰 모습.
-비상대책위원회에서 21명의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과 함께 당협위원장직을 내어줬다. 마음에 상처는 받지 않았나.
“친박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로 비대위는 내게서 냉정하게 당협위원장직을 박탈했다. 난들 왜 당과 비대위에 섭섭하지 않았겠는가. 그렇지만 난 아직도 자유한국당 당원이며, 인천시 미추홀을 지역구 주민이 선택한 국회의원이다. 특히 지금은 보수대통합이란 큰 과제가 있다. 일부 당협위원장을 떠난 의원들이 당과 비대위를 강하게 성토하지만, 대립보다는 화합이 우선이라는 게 내 견해다.”
-곧 있을 당 대표 선거에서 누구를 지지할 것인가. 그리고 새로 선출될 당 대표에게 건네고 싶은 말이나 혹은 조언이 있다면.
“내가 누구를 지지하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가 않다. 아직도 과거 친박, 비박이라는 프레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탄핵의 늪에서 헤매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 차기 당 대표에게 조언이 아닌 권하고 싶은 말이 있다. 서로가 화해하고 용서하며 단합하는 것만이 문재인 정부에게 승리하는 길이란 게 바로 그 얘기다.”
-황교안 전 총리의 복당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여론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각별한 사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면회를 했는지 궁금하다.
“주변의 지인들이나 지역구에서 가장 많이 묻는 질문 가운데 하나다. 나는 박근혜 대통령이 구치소에 수감되는 날 마지막까지 남아서 사라지는 그분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눈물을 쏟으며 돌아섰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을 끝까지 배웅한 사람은 정치인 중에는 나뿐이었다. 나는 그분과 신의나 의리를 끝까지 지킬 것이며, 석방이 되는 날도 가장 먼저 찾아가 새로운 보금자리인 도곡동 사저로 모실 것이다. 그리고 내가 왜 그동안 면회를 가지 않았겠는가. 언론에서도 많이 보도됐지만, 몇 번이나 면회를 신청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참으로 가슴이 아프다.”
-최근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문제가 논란거리다. 이와 관련해 윤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민주당은 손혜원 의원의 문화재 사랑을 믿나, 동창인 영부인의 힘을 믿는가’란 글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손혜원 의원의 부동산 문제도 심각하지만 국토교통부나 기획재정부가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게 더욱 큰 문제라고 본다. 권력의 중심에 손 의원이 있고, 똑같은 부동산 투기 행위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침묵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만일 다른 사람이 이런 투기를 벌였다면 득달같이 조치를 취했을 것이다.”
-당협위원장을 잃었지만 지역구 관리를 여전히 잘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내년 총선에서 동정여론까지 더해져 전국 최고의 득표율로 4선에 당선될 수도 있다는 지역여론이 있던데….
“최근에는 지역구민들에게 더 많은 격려와 관심을 받고 있다. 내게는 그분들이 내 미래이며, 힘이다. 지역구민은 가족이나 다름없다. 나를 국회로 보내주신 소중한 분들이라 오히려 가족보다 더욱 가까이 주민들과 함께한다. 아내도 항상 주민들에게 더 큰 배려와 관심을 가지라고 채찍질한다. 요즘은 지역주민들과 즐길 수 있도록 당협위원장 자리를 뺏은 비대위에 오히려 감사하면서 지낸다.”
김기봉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