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용 을지대병원장
- 응급 의료 상황, 권역외상센터강화를 통해 적극적 대처해나갈것
- 만성, 노인성 질환 “효과적인 진료체계 확립하겠다”
- 높은 간호사의 이직율 “높은 급여와 복지환경개선을 통해 극복할 것”
[대전=일요신문] 육군영 기자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출신의 김하용 박사가 제 16대 을지대학교병원장에 취임했다.
김하용 원장은 지난 1997년 을지의과대학 개교 당시 교수로 부임했던 김 원장은 23년간 재직하면 서울지대병원 정형외과 과장, 주임교수, 진료부장, 진료 제1부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소아 정형분야에서 뇌성마비와 사지변형 등에 기인한 보행 장애 치료로 그 능력을 입증했다.
지난해 12월 김하용 원장은 취임식을 통해 ‘낮은 자세로 헌신하겠다’ 고 언급한 바 있다.
이후 을지대병원은 자원봉사자를 독려하는 행사를 개최하고 지역의 의료 사각지대 노인들을 찾아가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등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을지대학교 병원의 김하용 원장을 만나 앞으로 의료계의 로드맵을 들어본다.
- 을지대 병원의 취임하신 소감은 어떠신지
“사실 취임 하자마자 노사 교섭과 3주기 의료기관 인증조사라는 굵직한 과제가 눈앞에 놓여 있었습니다. 이 중차대한 사안들로 인해 너무 바빴고, 다른 생각을 할 틈이 없었습니다. 제가 을지가족이 된지도 벌써 2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저는 1997년 을지의과대학교 개교와 동시에 을지와 연을 맺었습니다.
을지대학교병원이 발전을 거듭한 덕분에 저 또한 함께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개인적인 기쁨과 영광에 앞서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낍니다”
- 원장님이 생각하는 을지대학교병원만의 자랑거리는?
“을지대학교병원의 자랑거리는 매우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세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는 대전의 오래된 사립대학병원으로서 좋은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을지대학교병원 개원이 지난 1981년이니, 문을 연지도 40년 가까이나 되었습니다. 그동안 인간사랑과 생명존중의 설립 이념으로 지역사회에 깊게 뿌리를 내렸고, 그런 만큼 진료나 연구 면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랑을 바탕으로 내린 뿌리가 깊고 넓어, 바람에 흔들리지 않을 정도입니다.
둘째는, 우리 을지대학교병원은 최신 의료 기술이나 장비 도입에 늘 발 빠르게 대처해 왔습니다. 일례로, 을지대학교병원이 지역 최초로 도입한 것이 바로 다빈치 수술로봇, PET/CT를 이용한 미세 암 진단, 인체 동작 분석 검사를 이용한 뇌성마비 아동 수술, 수술실 CT c-arm 등 아주 많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는 지역 의료 수준을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이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교직원들이 을지의 자랑입니다. 우선 을지대와 충남대 외에도, 서울대, 연세대, 한양대, 경희대, 중앙대, 전남대, 전북대, 충북대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훌륭한 의료진들이 을지가족으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또 간호사, 의료기사, 행정직 등 모든 교직원들 역시 우수한 인적자원임과 동시에 가슴 따뜻한 의료인들입니다. 을지대학교병원 교직원들은 입사 후에도 늘 의료 교육 및 인성 교육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하용 을지대병원장
- 앞으로 을지대학교병원이 특화하거나 강화하고 싶은 진료 분야가 있다면?
“을지대학교병원이 향 후 좀 더 특화 하고자 하는 부분은 두 가지 분야입니다. 첫째는 응급 의료 상황에 대한 적극적 대처입니다.
응급 의료 상황이란, 중증 외상이나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발생으로 초기에 즉각적이며 적절한 치료가 필요한 경우를 말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생명을 잃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을지대학교병원에는 대전지역에서 유일하게 권역외상센터가 위치해 있습니다.
권역외상센터란 응급의료센터의 상위개념으로, 교통사고, 추락, 총상 등으로 치명적인 외상을 입은 응급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센터를 의미합니다. 이런 중증 외상 환자에 대비하고자 을지대학교병원에는 실력 있는 외상 전문의들이 24시간 대기하고 있으며, 골든타임이 중요시되는 심뇌혈관질환 또한 지체 없이 치료가 가능하도록 체제 유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만성, 노인성 질환입니다. 인간의 수명이 늘어남과 동시에 여러 퇴행성 질환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이제는 노년층에서 서 너 가지 질병을 갖고 살아가는 일이 흔한 일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퇴행성 질환들에 대한 적절한 진료 체계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덧붙여 지난 2016년 확장 이전한 암센터를 활성화하고, 암 환자 분들께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정형외과에서 영업사원들이 수술을 집도하는 일이 이슈화 된 적이 있다.
“현 의료업계의 특성상 정형외과에 들어온 의사가 모든 장비와 그 사용법을 모두 학습한 상태로 수술에 투입되기 어려운 점은 저도 인정합니다. 다만 언제까지나 동의하에 수술실에 입회에 기계보조와 같이 수술을 지켜보는 입장이어야지 수술을 집도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을지대학교 병원은 이미 모든 수술실에 CCTV설치해 항시 운영하고 있으며 수술실에 영업직 사원이 들어갈 수 없도록 카드키 도어락 시스템 등의 여러 보안체계를 마련한 상태입니다.”
- 간호사들의 이직율이 높은 편인데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간호사들의 이직율이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저도 이 부분에 대해 심히 우려스럽게 생각합니다.
간호사들의 어려움은 크게 3가지로 말씀드리자면 업무강도의 문제와 시설의 문제, 그리고 내부 군기의 문제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그러나 환자의 안전을 위해 간호사의 업무강도는 일정하게 유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대신 간호사의 업무 강도에 맞는 높은 급여를 책정하고 깨끗한 기숙사 시설을 제공하며 최근에는 병실숫자를 줄이는 등, 간호사의 스트레스를 최소화 하기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을지대학교병원의 향후 계획은?
“15년 전 을지대학교병원이 둔산 시대를 맞아 오픈 할 당시에는 중부권 최대 의료기관이었으나, 솔직히 지금은 주변의 의료기관들에서 그 차이를 빠르게 줄이고 좁혀오고 있는 형국입니다.
사실 일정 부분은 이미 추월 단계에 접어들기도 했습니다. 현재 병원뿐만 아니라 재단 차원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대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여러 이야기가 있었지만, 딱 한 가지만 힘주어 말씀 드리겠습니다. 2019년 1월부터 제가 직접 뛰겠습니다. 우리 병원의 부족한 부분을 찾아서, 서울이든 어디든 다녀볼 생각입니다. 교수 영입에 있어서도 직접 발로 뛰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볼 계획입니다. 현재로서는 이 방법이 진료, 봉사뿐만 아니라 의과대학 교육면에서도 지역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유지해나갈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것이 제 생각이며, 재단 측에서도 공감한 바입니다”
- 마지막으로 지역 주민여러분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지역주민들께서 지금처럼 앞으로도 우리 을지대학교병원을 사랑해주시고 애정으로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우리 병원은 환자, 보호자 여러분께 좀 더 친근한 병원으로 변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부족하면 말씀해 주시고, 잘하고 있다면 칭찬해 주십시오.
앞으로도 ‘당신도 을지가족입니다’라는 슬로건처럼 여러분을 가족처럼 여기며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ilyo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