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에 이어 넷마블도 인수전 참여, “텐센트 그림자 못 벗어나” 지적도
관건은 국내 기업이 넥슨의 10조 원에 달하는 ‘몸값’을 낼 수 있느냐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31일 공식적으로 인수전에 뛰어든 넷마블은 현재 현금성자산 및 매도가증증권을 통해 3조 원 가량 동원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재무적 투자자들과 합세하면 인수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 업계 판단이다.
넷마블은 인수전에서 국내 자본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형성해 참가할 방침이다. 넷마블 측은 “넥슨의 유무형 가치는 한국의 주요 자산이어서 해외 매각 시 대한민국 게임업계 생태계 훼손과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넷마블이 넥슨을 인수하게 되면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등 유명 IP를 얻을 수 있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넷마블은 자체 IP(지식재산권)가 부족한 것으로 평가 받아왔다. 넥슨의 PC게임 개발력을 이어받아 모바일에 집중된 자사 포트폴리오를 늘릴 수도 있다.
반면 카카오의 경우도 넥슨을 인수하면 자회사 카카오게임즈 등의 사업을 확대할 수 있지만, 현재 게임 외 다양한 플랫폼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로선 자금력이 달리는 것도 장애물이다. 카카오가 현금화 할 수 있는 자산은 1조 2000억여 원으로 알려졌다.
둘 중 어느 곳에 넘어가더라도 결국 중국 텐센트가 간접적으로 넥슨을 지배할 수 있게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기업에 매각하는 경우 사회적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데, 텐센트가 국내 기업을 앞세워 논란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텐센트는 넷마블 지분 17.7%, 카카오 지분 6.7%를 보유하고 있다.
넥슨 매각주관사인 도이치증권은 오는 2월 21일을 예비입찰일로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인수전이 가열되면서 넥슨의 몸값이 더 올랐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증시에 상장된 넥슨 주가는 1월 4일 1천 448엔에서 이달 1일 장중 1천 710엔까지 20% 넘게 오르며 한때 시총 15조 원을 넘겼다. 1일 종가는 1천 671엔이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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