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쳐
1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1156회는 ‘빨간 스포츠카의 흔적, 살인범과 마대자루’ 편으로 꾸며졌다.
지난 2002년 5월 31일, 부산 강서경찰서 뒤편에서 마대자루에 싸인 시신이 물 위로 떠올랐다.
피해자는 흉복부에 집중된 17개의 자창을 포함해 전신 40여 곳이 찔려 사망한 상태였는데 부산의 한 커피숍에서 일하던 종업원 채송희 씨(가명)로 밝혀졌다.
시신이 발견되기 열흘 전, 송희 씨는 지인과의 전화통화를 마지막으로 행방이 묘연해졌다가 참혹한 시신으로 발견된 것이었다.
이미 바닷속에서 부패가 진행돼 범인에 대한 흔적은 찾을 수 없었던 상황.
하지만 경찰은 뜻밖의 장소에서 사건과 관련된 중요한 단서를 발견했다.
그녀의 실종 바로 다음날인 22일 송희 씨가 일하던 커피숍에서 멀지 않은 은행에서 빨간색 야구모자를 눌러쓴 양 아무개 씨가 송희 씨 명의로 된 예금통장에서 돈을 인출했던 것이다.
그로부터 20여일 뒤에는 송희 씨 행세를 하고 비밀번호를 잊어버렸다며 두 여자가 다른 은행에서 송희 씨의 명의로 된 적금통장에서 또다시 돈을 인출했다.
이상한 점은 이 곳에서도 두 여자들과 함께 양 씨가 있었다는 점이다.
경찰은 끈질긴 수사와 공개수배를 통한 제보 끝에 2017년 양 씨를 체포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국민 참여재판으로 이뤄진 1심에서도, 2심에서도 양 씨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지만 최근 대법원은 이 사건을 파기환송 시켰다.
살인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가 없고 은행에서 송희 씨 명의의 통장에서 돈을 찾은 남성이 양 씨라고 해서 살인한 것까지로 볼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양 씨는 송희 씨가 실종된 날 길에서 우연히 가방을 주워 돈을 인출했다고 주장했다.
또 실종 날 주운 가방의 수첩에 있는 송희 씨의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번호를 조합해 우연히 통장 비밀번호를 맞췄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그에게 주어졌던 정보를 바탕으로 비밀번호를 조합해낼 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또 1, 2심에서 양 씨에게 유죄판결을 내렸던 근거 중에는 양 씨가 사건 당일 자신의 빨간의 스포츠카에 물컹한 뭔가가 들어 있는 마대자루를 옮기는 걸 도와줬다는 동거녀의 진술이 있었다.
하지만 대법원에서는 그녀의 진술에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보았다.
이에 제작진은 동거녀의 진술은 허위인지 그렇다면 스포츠카에 남았다는 검붉은 자국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추적해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