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노무현 당선자는 후보 시절 “본인이 당선되면 주가지수 2천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한치 앞을 모르는 주식시장에서 노 당선자의 ‘약속’이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 투자자는 별로 없지만, 기대감은 매우 크다.
증권 전문가들은 노무현 정권기 동안의 주가를 크게 전반기 약세, 중반기 강세, 하반기 약세로 전망하고 있다.
▲집권 초기
2003년 초부터 미국의 이라크공격으로 전세계 주식시장이 요동을 칠 것으로 보인다.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북-미관계도 국내 증시의 상승세를 짓밟을 공산이 크다. 다만 미-이라크 전쟁이 발발하면 증시압박효과가 감소,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도 없지 않다.
내부적으로 하이닉스 처리 등 현안 처리방향과 새 정부의 개혁성과 정치력 등이 어떤 모습으로 연출되느냐도 변수. 정부보유 은행 지분이나 공기업 매각 역시 다소 무리가 따르더라도 집권 초기에 매듭을 지을 것으로 예상돼 내년 하반기 증시 물량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현 정부가 진행해온 기업 및 금융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모습이 확인될 경우 내년 상반기 중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이 국가신용등급을 일제히 한단계 상향할 것이라는 예측도 많다. 행정수도 이전이 증시의 최대 화두가 될 가능성이 크다. 대선 직후 나타난 ‘노무현 수혜주’는 지수여부와는 관계없이 증시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이다.
▲집권 중반
노 당선자는 선거기간동안 집권 후 연평균 7%대 성장을 경제목표로 제시했다. 한국경제연구원(KDI)이 내년 성장률을 5.3%로 전망하는 등 괴리가 크다. 노 당선자가 공약을 성급하게 추진할 경우 오히려 부작용을 낳기 때문에 증시는 이 부분에 주목할 전망이다.
다만 거시적으로 경기사이클이 5년을 큰 주기로 3년 호황, 2년 수축을 반복한다는 점에서 경기는 내년 1분기를 바닥으로 상승세로 전환해, 2004년~2005년 무렵 정점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2005년 이후 미국 경기가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해외 변수까지 가세될 경우 국내 주가지수는 노 정권 중반기에 한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을 것이다.
주가가 경기 대비 평균 6개월 선행해온 전례에 비춰보면 2004년 중반 이후 지수 1천5백대 진입도 가능하다는 낙관적인 견해도 나오고 있다.
▲집권 후기
노무현 정권의 집권 후반기는 대체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2004년 4월로 예정된 17대 총선 결과도 집권 중후반을 결정하는 요소 중 하나다. 현 정부에서 남겨진 각종 구조조정 등의 현안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할 경우 집권 중반 이후부터 증시 레임덕이 가시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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