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동구 김용원 비서실장
[대전=일요신문] 육군영 기자 = 대전의 신규 야구장 베이스볼 드림파크의 입지선정과정에서 선의의 경쟁이라던 차지구 간의 유치경쟁이 지역 간 갈등으로 심화하고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지난해 11월 26일 베이스볼 드림파크 착수보고회 자리에서 신규야구장의 입지선정과정이 각 자치구의 경쟁과열 양상이 보인다는 지적을 부인하며 “자치구 사이의 갈등으로 치부하기보다는 더 좋은 대전을 만들기 위한 선의의 경쟁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8일 대전시에서 발표한 베이스볼 드림파크의 입지 선정평가 기준에는 한화구단을 포함한 야구 관계자들 등 시민들의 여론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경제성 평가항목에 파급효과를 배제한 채 토지비와 시설건축비만 포함된 것이 논란의 발단이 되었다.
한선희 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경제적 파급효과이 배제되었다는 지적에 “야구장 입지가 선정된 다음에 해당 후보지의 주변을 기초로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며 “이번 평가에서는 모든 지역이 동일한 파급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비용 측면에서만 계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객관화 데이터가 전혀 객관적이지 않으며, 특정 지역을 염두에 두고 선정한 평가 기준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대전시 동구 김용원 비서실장은 28일 “시가 지난해 8월 제시한 과업지시서의 내용과 지난 18일 발표한 평가기준이 다르다”며 “누가 봐도 특정 지역을 염두에 두고 발표한 선정기준”이라고 비판했다.
김 실장은 “논리적이지 않고 객관적이지도 않으며 시민들의 의견이 전혀 수렴되지 않은 공정하지 않은 선정기준”이라며 “이는 앞으로 더 큰 문제를 야기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경제성 항목에 대해 “토지매입비와 건축비 등을 경제성 항목으로 평가하는 것은 중학생도 아는 경제를 모르지 않고서야 제시할 수 없는 기준”이라면서 “경제적 파급 효과가 중요한 것이지 건축비용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평가항목의 경제성 부분)그런 논리라면 아시안게임은 왜 유치하려고 하느냐”고 반문하며 “경제적 파급 효과를 간과하는 이번 선정기준은 아시안게임 유치가 단지 토목공사를 위한 이밴트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동구의 야구장이 아니라 대전시민의 야구장이고 나아가 전국민이 즐길 수 있는 야구장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현재의 선정기준으로 진행될 경우)선정결과가 나와도 계속해서 문제제기를 하겠다”며 반발했다.
중구에 산다는 한 택시기사는 “허태정 시장의 공약은 한밭 야구장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야구장을 신축하는 것이었다”면서 “만약 이번 평가 기준을 근거로 허 시장의 옛 비서실장이었던 유성구청장의 입지가 선정된다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육동일 자유한국당 대전시당위원장은 베이스볼드림파크의 입지선정과 관련해 25일 “유치전에 적극적으로 나선 각 자치구가, 특히 중구가 승복하겠느냐”고 반문하며 “이렇듯 뻔히 예상되는 갈등 문제를 준비나 대책 없이 하는 것이 졸속행정”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대전의 야구장 유치전 초반부터 정치적 악용은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으며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야구팬과 야구전문가, 지역 주민과 시민들로 이루어진 공론화를 거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대전시 동구 김용원 비서실장은 “시민의 힘으로 라는 구호와는 달리 지난 발표는 시민의 의견이 전혀 수렴되지 않았다”면서 “과업지시서는 시민과의 약속이나 다름없다”고 허태정 시장을 향해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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