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 사장 재임 당시 정승일 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사진=한국가스공사
가스공사 사장 임기는 3년이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그 임기를 채우고 물러난 가스공사 사장은 한 명도 없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1월 취임한 정승일 전 사장이 8개월 만에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후임 사장이 결정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9월 28일부터 가스공사는 김영두 부사장을 사장직무대리 체제로 운영 중이다.
가스공사 사장의 장기간 공석은 이번만이 아니다. 몇 해 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이명박 정부 인사인 장석효 사장은 2015년 1월 비리 혐의 논란 끝에 해임됐다. 당시 장 사장과 함께 부장급 간부들이 연달아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 가스공사는 ‘비리공사’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장석효 사장의 해임 이후 6개월만인 같은 해 7월 ‘친박’(박근혜) 인사로 꼽히는 이승훈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가 사장으로 취임했다. 이승훈 사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총리실 녹색성장위원회 공동위원장과 국가미래연구원의 발기인으로 참여한 인사다. 이 사장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 2017년 7월 사장직을 사임했다.
이승훈 사장 사임 이후 6개월만인 지난해 1월 정승일 사장(현 산업부 차관)이 취임했다. 이승훈 전 사장과 정승일 전 사장은 가스공사 임직원의 비리근절에 힘썼다. 이 전 사장은 국민권익위원회와 부패영향평가를 함께 진행했고, 정 전 사장은 임직원 비위 행위를 대상으로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했다.
그럼에도 가스공사 임직원들의 비리는 심심찮게 터져 나오고 있다. 반복되는 사장 공석 장기화로 조직 기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11월 이 아무개 임원의 5500만 원 배임 혐의를 포착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4월, 6월, 12월 간부급 직원들의 부하 여직원 성추행 사건으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달 초에는 가스공사 직원이 충남 홍성지역에서 노래방 도우미를 폭행하고 출동한 경찰을 폭행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원 스트이크아웃 도입 후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직원들에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달 검찰에 폭행혐의로 송치된 직원에 대해 당사는 즉각 해임했다”며 “사장직무대리 체제가 장기화되고 있지만 지난해 당사 경영실적은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매우 좋았다. 기획재정부 산하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로부터 어떠한 소식을 듣지 못하고 있어 후임 사장 선임에 대해선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가스공사 사장은 공모와 주주총회 의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제청 등을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가스공사 사장 공모 절차는 마무리됐다. 가스공사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해서 알려주는데 현재 공운위 내부검토 단계다. 검토 단계를 마친 후 가스공사에 통보할 방침이다.”라고 설명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