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파동 이후 이순철 부원장보에 대해 극도의 분노를 보였던 이 원장이 조직화합 차원에서 이 부원장보에 대한 사면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원장 역시 최근 불거진 삼성생명 징계약화, 현대상선 4억달러 의혹, 조흥은행 위성복 전 행장 징계 문제 등으로 곤경에 처한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 부하 직원의 거취까지 신경써야 하는 이유는, 신정부 출범 이후 금감원의 조직개편 혹은 변화가 불가피한 때문.
이 원장이 고민하고 있는 당사자는 금감원 실세 10인방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이순철 부원장보. 이 원장은 지난해 3월 이 부원장보에 대해 좌천성 인사발령을 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 파문이 일어난 것은 이 부원장보가 국민은행 감사직을 거부하고 임기가 남아있는 금감원 잔류를 선언한 때문이었다.
이 부원장보는 당시 이 원장으로부터 국민은행 감사직으로 가겠느냐는 제안을 받은 뒤 즉석에서 이를 수용했다가 국민은행 이사회에서 복수감사제를 도입키로 결정하자 금감원 잔류를 선언하고 말았다.
당시 이 부원장보가 국민은행의 감사직을 수용한 것은 1인 감사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복수감사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갈 수 없다고 거부했다. 그의 이 같은 번복은 이 원장에 대한 항명으로 비쳐져 금융가에 큰 파문을 일으켰고, 결국 이 원장은 그를 좌천시키고 말았다.
그는 현재 금감원 여의도 청사에 출근하지 못한 채 통의동 사원연수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당시 맡아왔던 국제, 감독 및 검사 총괄 업무도 손을 떼야 했다. 이 업무는 현재 부원장과 다른 부원장보에게 넘어갔다.
이 부원장보는 현재도 간부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고 있으며, 최근 금감원 개원 4주년 기념식과 신년회 등에만 참석하는 등 사실상 금감원의 아웃사이더로 남아 있다. 그러나 이 원장은 이에 대해 그동안 매우 곤혹스러워 했다.
이 부원장보의 속마음을 읽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자신의 요청을 거부한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앙금이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이 원장은 주변 사람들에게 “임기 중 해결하지 못했거나 벌여놓은 문제를 마무리짓지 못해 유감스럽고 이 부원장보 문제도 그중 하나로 고심중” 이라고 털어놓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얘기가 전해지자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 부원장보에 대한 괘씸죄를 사면해주려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 위원장의 심경에 변화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것은 새정부 출범과 개각, 조직개편 등을 앞둔 상황에서 마음의 짐을 털고 가겠다는 뜻을 토로한 데서 읽을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들에 의하면 임원 중 한 명이 사실상 보직해임인 사옥 연수 업무를 맡고 있는 것 자체가 외부에 비쳐지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견해도 자주 피력하고 있다는 것.
실제 이 원장은 이와 관련, 신년회 자리에서 “조직의 질서를 흐트렸던 임원을 너무 쉽게 사면하는 것도 기강을 흔들 수 있기 때문에 조직 내에서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는 중” 이라고 밝혀 심경변화가 일고 있음을 단적으로 내비쳤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 관계자는 “조직화합 차원에서 조만간 이 부원장보에 대한 사면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정권 교체기에 새로운 변화를 모색중인 금감원의 뜨거운 감자 중 하나였던 이 사건이 어떻게 매듭지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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