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SBS ‘궁금한 이야기Y’ 캡쳐
22일 방송되는 SBS ‘궁금한 이야기Y’ 441회는 모든 병을 고쳐준다는 기적의 차, 전설차를 믿는 사람들을 만나본다.
지난 2월 지방의 한 식당. 참가비 30만원을 내야만 들어올 수 있다는 이른바 ‘건강교실’에 100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1박 2일로 진행되는 이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행사운영진이 주전자에 담긴 차를 나눠주는 순간이다.
큰 그릇에 따라주는 차를 열 그릇 이상 마셔대는 사람들은 바닥에 흘린 차 한 방울도 아까워 피부에 바르기까지 한다.
전설차의 효능을 믿는 사람들은 “머리가 깨졌는데 이 차를 마시고 나니 뼈가 다시 붙었어요”라는 등의 간증까지 쏟아낸다.
이들이 이토록 찬양하는 차의 이름은 이른바 ‘전설차’로 7천 년 전부터 비밀리에 전수되어 오던 이 기적의 차를 만들었다는 이는 박 원장이라고 불리는 사람이었다.
이 건강교실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마치 신처럼 떠받들어지고 있는 박원장. 그런데 그에겐 아주 특별한 능력이 있다고 한다.
이른바 암맥이라는 걸 짚어 암 진단을 할 수 있다는 것. 진맥만 한번 해도 암이 걸렸는지 진단할 수 있다는 그는 대학병원에서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사람도 열 중 아홉은 전설차로 고쳤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제작진은 건강교실에서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다. 차를 마신 사람들이 줄줄이 화장실로 가서 구토와 설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박원장은 이것이 병이 치료되는 과정에서 보이는 ‘명현 현상’이라고 사람들은 안심시키고 있었다.
게다가 항아리에 전설차를 담아두고 며칠 지나 곰팡이가 피면 약효가 더 좋아진 거라며 곰팡이 핀 차를 마시는 것이었다.
제작진이 전설차를 검사해 본 결과 액상차 식품부적합 기준이 100마리인 세균의 수가 무려 6400만 마리가 발견되었다. 또 300여 가지가 넘는 희귀한 약초를 구해 끓였다는 전설차의 재료는 시장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싸구려 약재들이었다.
그런데도 이들은 약재 값 명목으로 투자금을 유도하며 1억 원을 내면 가족들의 참가비를 할인해 주는 이른바 할인 찬스까지 제안하고 있었다.
결국 투자를 한 사람들은 1억 원을 내고 싸구려 약재로 만든 곰팡이 차를 마시고 있는 셈이었다.
그럼에도 박 원장은 “여긴 UN 감사실장도 와서 치료받고 싱가포르 대사도, 세계적인 사람들 다 치료 받았어” “대통령 자문위원회 와서 역대 이거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경호원 둘 붙여주고” 등의 말을 했다.
전설차의 약초 값을 감당하기에 회비는 터무니없이 적어 늘 손해를 보면서도 사람들의 건강을 위한 사명감 하나로 일을 하고 있다는 박원장.
그런데 그를 알고 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달랐다. 박원장의 제안을 믿고 사업에 투자했다가 돈을 돌려받지 못해 거액의 사기피해를 당했다는 사람들의 호소가 쏟아졌던 것이다.
박원장은 그 일로 2년간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나와서 이번엔 기적의 차를 만드는 재야의 명의로 변신한 것이다.
이번 주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만병통치약이라고 불리는 전설차의 실체와 무엇이 박원장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들을 만들어내는지 그 이면을 추적해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