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구간은 총 2.94km이다. 1구간은 시점부에서 제2대천교까지 0.9km, 2구간은 제2대천교에서 세미교차로까지 1.35km, 3구간은 세미교차로에서 종점부까지 0.69km다.
제주도로부터 공사 발주를 받은 건설업체는 지난 23일 인력 20여명을 투입해 비자림로 두 번째 공사 지역 시작점인 제2대천교 주변 잡목들을 베어내 중장비 진입로를 확보하는 공사를 진행했다.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은 지난 19일부터 비자림로에 오두막과 텐트 등을 설치하고 24시간 상주하며 모니터링에 나서고 있다. [비자림로 모임 제공]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은 지난 19일부터 비자림로에 오두막과 텐트 등을 설치하고 24시간 상주하며 비자림로 확장공사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비자림로 모임은 27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4일간 순식간에 진행되는 공사 현장을 감시하면서 제주도정이 ‘생태도로, 환경 훼손 최소화, 숲의 가치 존중’을 위한 어떤 노력과 관리를 했는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게다가 입구만 있고 출구는 없는 보행로는 오로지 산책 용도로만 사용될 터인데 숲길이 아닌 시속 70km 속도로 달리는 자동차 한가운데를 걷고 싶은 이들이 누가 있겠나”라며 “억지로 만들어낸 아름다운 경관도로 조성이 예산을 부풀리고 원형 그대로의 자연을 망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주말 이틀간 벌채된 구역을 측정하니 최대폭이 25m에 달했다”며 “9m에 달하는 기존 도로에다 최대 여유분을 고려해도 과도한 벌채다. 원희룡 지사가 강조했던 수림 훼손 최소화라는 선언과 거꾸로 가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또한 “‘비자림로 확장에 대한 기본 및 실시설계에 대한 용역 보고서’는 기존 수목 중 삼나무는 폐목 처리하고 기존 수목은 이식 후 조경수로 활용하겠다고 했지만 지난 토, 일요일 이틀 간 진행된 벌목 상황을 모니터링하면 40년 수령을 훌쩍 넘긴 팽나무 외에 예덕나무, 후박나무, 사스레피나무 등 삼나무 외 다양한 수종을 발견할 수 있었지만 어떤 수목도 이식하지 않았고 한꺼번에 벌목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제2대천교 구간이 공사 재개 첫 구간으로 계획되면서 지난 토요일부터 수많은 중장비가 천미천을 가로질러 다녔고 더 큰 기계가 들어오기 위한 진입로를 만들기 위해 공사 현장 반대편의 천미천의 바위들이 지나치게 파헤쳐졌다”고 설명했다.
비자림로 모임은 이어 “환경 훼손 최소화를 위해 공사 현장과 같은 방향에서 진입로를 만드는 등 공사 범위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기는커녕 공사 편리에만 중점을 둬 파헤치지 않아도 될 구역까지 파헤쳐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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