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MBC ‘사람이 좋다’ 캡쳐
2일 방송되는 MBC ‘휴먼 다큐 사람이 좋다’는 개그맨 정태호 편으로 꾸며졌다.
레크리에이션 강사에서 개그맨이 된 후 히트작 제조기로 불렸던 정태호. 그런데 3년 전 화려했던 과거를 내려놓고 연극 전용 소극장을 열었다.
연극제작자로, 연극배우로 인생 2막을 시작해 극본부터 캐스팅, 연출까지 그의 손이 닿지 않은 게 없다.
수입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어 지난 3년 내내 집으로 돈을 가져가 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래도 마이너스가 되는 상황만은 피하기 위해 정태호는 소극장 내의 많은 일을 직접 해내고 있다.
정태호가 인생 2막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아내 조예현 씨(40)의 이해와 응원이 있기에 가능했다.
두 사람은 13년 전 개그맨 지망생과 방송 작가로 만나 자그마치 7년 연애 끝에 결혼했다.
결혼 7년 차인 정태호는 아내를 휴대폰에 ‘평강공주’로 저장해뒀는데 개그맨 공채 3수를 하는 동안에도 정태호의 곁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지켜주었다고 한다.
개그맨 정태호의 아내이기 전에 2012년 연말 KBS 연예대상의 코미디 부문 작가상을 받았을 정도로 유능한 인재.
그런 그녀를 전업주부로 살게 했다는 생각에 정태호는 항상 아내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그래도 돈은 중요하지 않으니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꿈꾸는 일을 해보라‘며 통 크게 응원해준 덕에 정태호는 소극장이 자리를 잡기까지 수입이 없어도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지내왔다.
게다가 극장 운영으로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남편 대신 아내는 개구쟁이 두 아이를 홀로 돌보고 있다.
그런 아내를 위해 정태호는 일주일에 한 번씩은 무조건 가족들과 함께 외출이나 여행을 한다.
또 그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아픈 사연이 있다. 넉넉하지 못한 형편에 관악구 봉천동 산동네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정태호. 한복 만드는 일을 하셨던 어머니는 살림이 나아질 즈음 직장암에 걸려 그가 스물두 살이 되던 해에 돌아가셨다.
그 후 아버지 정상육 씨(70)는 새로운 인연과 함께 전라남도 함평으로 귀향했다.
지금 아버지 곁의 어머니 한양숙 씨(67)는 모두에게 따뜻한 분이라고 한다. 아버지의 헛헛한 마음을 위로해준 어머니에게 정태호는 그동안 고마운 마음을 제대로 표현해 본 적이 없다고 한다.
올해 칠순을 맞아 부부동반 기념 여행을 떠나려는 아버지를 찾아간 정태호는 그간의 마음속 고마움을 가득 담아 어머니를 꼭 껴안아 드렸다.
시련을 이기고 사랑을 지켜낸 이 가족의 이야기를 최초 공개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