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하도리마을 토끼섬. 사진=제주관광공사
[일요신문] 제주 관광산업이 최근 외형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실익은 크게 악화되는 ‘외화내빈’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들은 늘고 있지만 씀씀이가 줄고 있다. 또 외국인 관광객의 지출은 늘었지만 일부 면세점 매출에 집중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제주관광공사의 ‘2018년 제주도 방문 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를 방문한 내국인 관광객의 경우 1인당 지출 경비가 51만 5825원으로 전년에 비해 4.5%나 감소했다.
특히 경비 지출은 해마다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6년 59만 원대에서 2017년 54만 원대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 51만 5825원도 2만 4482원이나 줄어든 수치다.
이는 내국 관광객의 경우 도로와 교통, 음식, 숙박, 관광지 등 전 부문에 걸쳐 불만족도가 높고 체류일수 또한 떨어지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내국인 관광객 여행형태별 1인당 지출은 개별여행객은 50만 8759원, 완전 패키지 여행객 67만 7336원, 부분 패키지 여행객 54만 8117원이었다.
내국인 관광객 지출 감소는 숙박시설 과잉공급에 따른 숙박요금 하락으로 보다 요금이 저렴한 숙소를 찾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국관광객들의 1인당 평균 지출경비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1339달러로 2017년보다 124달러 늘었지만 2016년보다 127달러 감소했다. 지출비용수준의 주요 증가요인은 ‘쇼핑비’와 ‘식음료비’ 등의 증가영향에 기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관광객들이 제주에서의 씀씀이는 줄고 있지만 전반적인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내국인 관광객의 경우 전반적 만족도가 5점 만점에 4.10점으로 81.4%가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6.6%는 재방문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외국인 관광객의 전반적 만족도 역시 4.07점으로 83.4%가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7.8%는 재방문 의향을 보였다. 또 82.4%는 제주를 다른 사람에게 추천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외국인 방문관광객 제주관광 행태에 대한 조사결과 모두 ‘재방문율’ 등 소폭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제주를 방문하는 주목적은 휴가와 휴양으로 조사됐다.
평균 체류일수는 내국인 관광객의 경우 3.95일, 외국인 관광객은 4.9일이었다.
내국인 관광객의 ‘제주를 여행목적지로 선정 시 비교 지역’으로는 ‘처음부터 제주선택’이 93.7%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그 다음으로 해외여행을 검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관광객의 경우 ‘제주여행 시 고려 여행 목적지’에 대해 ‘제주만 여행’이 83.9%로 가장 높았으며 ‘타 도시 경유 후 제주여행’의 형태가 6.2%로 파악됐다.
‘제주 여행목적’ 조사결과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 ‘여가, 위락, 휴식’ 목적으로 방문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국인의 경우에는 ‘사업 또는 산업시찰활동’, ‘학술 및 세미나 활동’으로의 방문 목적이 2, 3순위로 나타났으나 외국인의 경우 ‘쇼핑’과 ‘신혼여행’ 목적이 2, 3순위로 나타났다.
제주도 방문관광객 실태조사는 지난 2014년 국가승인통계로 승인돼 제주관광에 대한 기초현황 자료로서 관광정책과 제주관광 발전의 기초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제주관광 질적성장의 추이를 확인할 수 있는 5대 지표 중 4개 지표인 체류일수, 1인당 지출비용, 여행형태, 만족도 등 실태조사 결과를 기초로 관리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제주를 방문한 후 출도(出道)하는 만 15세 이상 내국인 및 외국인 관광객, 크루즈 관광객 대상으로 연간 1만 2000여 명(매월 1000여 명)을 제주국제공항, 제주여객터미널, 제주외항 크루즈 전용부두 등 주요 관문지역에서 면접조사로 실시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국가승인통계로서 객관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통계생산자료의 품질관리를 해 나갈 예정”이라며 “제주 지역 관광균형발전을 위해 정량 조사 외에도 관광객 특성별 심층 분석을 통해 제주관광산업과 정책수립 지원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성식 기자 ilyo9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