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사진=고성준 기자
삼성전자는 5일 올해 1분기 매출 52조 원, 영업이익 6조 2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분기보다 12.3%,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1%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42.6%, 전년동기대비 60.4% 급감했다.
2016년 3분기 이후 10개 분기 만에 최악의 실적이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10조 원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17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역대 최고 기록이었던 지난해 3분기(17조 5700억 원)와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이다. 증권사 전망치 평균인 7조 1000억 원에도 못 미쳤다. 영업이익률은 11.9%로 지난해 같은 기간(25.8%)보다 13.9%포인트나 급락했다.
업계에선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불황인 데다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까지 하락해 실적 둔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도 이례적으로 지난 3월 26일 공시를 통해 실적 부진을 미리 ‘고백’했다. 삼성전자는 “엘시디(LCD) 패널이 비수기인 데다 중국 업체 증설로 공급도 함께 늘어 당초 예상 대비 가격 하락 폭이 확대됐다”고 부진 원인을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편중이 결국 실적 ‘널뛰기’ 현상을 만들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역별로 공시되진 않았지만 지난해 IM(IT·모바일) 분야는 갤럭시S10을 출시해 전분기 영업이익(1조 5100억원)을 무난히 뛰어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가전(CE) 부문도 4000억 원 이상으로 평소 성적을 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 실적이 부진하다 보니 전체 실적도 하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과 프리미엄 가전, 자회사인 미국 전장 업체 하만을 동력 삼아 하반기 실적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오는 4월 말 사업부문별 성적을 공개하고 향후 사업계획을 상세하게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