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KBS ‘다큐멘터리 3일’ 캡쳐
7일 방송되는 KBS ‘다큐멘터리 3일’은 대전 유성시간 72시간을 담았다.
대전광역시 유성구 장대동에 위치한 유성시장은 중부권 최대의 전통시장으로 1916년에 개장하여 10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현재 유성시장은 매 4일과 9일마다 오일장이 열리는데 가깝게는 충주, 옥천 멀게는 전북 전주까지 전국 각지에서 상인들이 모여든다. 장날이면 1500여 명의 상인들과 2만여 명의 손님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그런데 최근의 유성시장의 풍경은 여느 때와는 조금 달랐다. 골목마다 현수막이 걸려 있고 상인들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었다.
유성시장이 위치한 장대B구역은 재정비촉진지구 중 하나로 최근 재개발 관련한 현안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재개발이 되면 장대B구역에는 지하 4층~지상 49층, 3000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단지가 들어서고 유성시장은 인근의 유성천 변 부지로 옮겨지게 된다.
2007년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유성시장 일대는 그 이후 주민들은 건물의 증축과 신축을 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전통시장으로서 각종 행정적 지원 또한 받을 수 없었다.
유성시장은 현재 재개발 사업 진행 여부를 놓고 찬반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유성시장에서 40년째 쌀집을 운영하는 이재원 씨는 재개발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건물들이 노후하여 금이 가고 물이 새고 있지만 벽과 벽이 연결돼 있어 부분적인 수리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시장에서 국밥집을 운영하고 있는 박지배 씨는 협소한 주차공간 등 각종 시설의 부재로 오일장을 제외하고는 손님이 거의 없다고 한다. 그녀는 재개발로 시장이 옮겨지면 상황이 조금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재개발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상당하다.
시장 내 건물이 노후하고 시설이 미비한 것은 이곳이 재정비촉진지구로 10년 넘게 묶여있었기 때문에 증축과 신축이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한다.
만일 재정비촉진지구 지정이 해제가 되면 그 이후에는 자체적으로 마을 사람들이 건물을 수리하고 시설을 개선할 수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현재의 유성시장을 다른 곳으로 옮기면 지난 수십 년간 일구고 유지해온 공동체가 해체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수십 년간 터를 잡고 한 가족처럼 살아온 이웃들은 아파트가 건설되면 뿔뿔이 흩어지게 되고, 이는 유성시장과 마을 공동체를 파괴하는 것이라 말한다.
다큐멘터리3일 ‘새집줄게 헌집다오’는 재개발 이슈로 주민과 지자체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현장을 밀착 취재했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