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온 전자 현미경으로 규명한 DOT1L–유비퀴틴 뉴클레오좀 복합체 구조
[대전=일요신문] 육심무 기자 = KAIST 송지준 교수 연구진이 백혈병에서 발암유전자가 발현되기 쉬운 구조로 변형되는 과정을 규명했다.
연구진은 백혈병 유발 인자가 후성유전 코드를 인식하고, 이로 인해 DNA와 히스톤의 결합구조가 불안정하게 되는 과정을 밝혔다.
어린이 환자의 치료율이 낮은 악성 혈액 암인 혼합형 백혈병은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DOT1L’이라는 단백질이 과활성화되면서 혼합형 백혈병이 발병한다고 알려지면서 치료법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연구진은 백혈병을 일으키는 DOT1L이 후성유전적으로 DNA 구조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다.
DOT1L은 유비퀴틴화(유비퀴틴이 결합해 다른 단백질의 기능을 조절하는 표지 역할을 하는 상태)된 히스톤에 결합해 DNA와 히스톤이 응축된 뉴클레오좀(DNA가 히스톤 단백질을 감으며 바퀴 형태로 형성된 유전체의 최소 단위)의 구조를 불안정하게 유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최신 기술인 초저온 전자 현미경을 통해 관한 결과 DOT1L이 아미노산을 이용해 유비퀴틴화된 히스톤에 결합하면 DNA가 히스톤으로부터 분리되고, 응축되어 있던 유전체가 전체적으로 불안정해졌다.
송지준 교수
송지준 교수는 “이 연구는 백혈병 유발 인자이며 메틸화 효소로 널리 알려진 DOT1L 단백질이 유비퀴틴 히스톤 코드를 인식하는 기작과 유전체를 불안정화하는 또 다른 기능을 규명한 연구”라며 “혼합형 백혈병의 치료법 개발에 새로운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초저온 전자 현미경은 단백질 구조 규명의 핵심 기술로 2017년의 노벨상 수상 이후로는 전 세계적으로 현미경 기술과 장비 선점 경쟁이 뜨거운 상황”이라며 “그러나 초 고가인 장비가격 때문에 장비를 활용할 수 있는 한국계 고급 인력들이 이미 외국에 존재함에도, 그들을 수용할 국내 인프라조차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다.
이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유전자와 발달 (Genes & Development)’에 3월 29일 게재되었다.
ilyo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