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임 전경련 회장에 취임한 손길승 SK그룹 회장. | ||
현실적으로 손 회장이 전경련 회장과 SK그룹 회장직을 동시에 수행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떤 형태로든 SK그룹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SK그룹 고위 관계자는 “손 회장이 전경련 회장을 맡더라도 일정한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당분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손 회장이 오너십을 가진 총수가 아닌 데다, 전경련 회장의 역할을 충실히 하려면 그룹과는 거리를 둬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SK그룹측의 설명과는 달리 그룹 내부에 상당한 변화가 불어닥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계에서 예측하는 SK그룹 경영진용 변화 중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최태원 (주)SK회장의 거취문제이다. 최 회장은 지난 98년 최종현 전 회장이 작고한 후 그룹회장에 오를 것으로 예측됐으나 예상을 뒤엎고 (주)SK 회장직을 맡았다.
당시 손 회장이 대신 그룹회장을 맡은 것은 정치, 경제적 상황 탓도 있지만 최 회장의 경영수업이 완결되지 않았다는 게 더 큰 이유였다. 재계 관계자들도 손-최 회장의 역할 분담을 과도체제로 인식했다.
그러나 5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상황은 바뀌었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최 회장의 경우 비록 나이가 44세로 많은 편은 아니지만 경영참여 이후 5년간 비교적 원활한 경영활동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그룹총수에 오르는 데 별 무리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최태원 (주)SK 회장 | ||
최 회장은 지난 98년 (주)SK 회장을 맡으면서 그룹의 소유구조를 주력사인 (주)SKC&C-(주)SK-(주)SK텔레콤 등 3개사를 축으로 연결짓는 데 성공했다. 상법상 그가 주총을 통해 대표이사권을 가진 그룹회장에 오르는 데는 아무런 장애요인이 없다는 얘기이다.
최 회장이 그룹경영 전권을 장악할 경우 가장 먼저 친정체제 구축작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경영진의 인적청산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
물론 SK그룹 관계자들은 이 점에 대해 “억측”이라고 잘라말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SK그룹 안팎에서는 최 회장과 손 회장이라는 쌍두체제가 형성되면서 경영라인에도 두개의 축이 형성돼왔다는 게 재계의 시각. 이 때문에 재계 일각에서는 최 회장 체제가 구축되는 과정에서 원로급 경영인이나 친 손길승 경영인맥의 대거 퇴진도 예상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에 대해 SK그룹은 “최종현 회장 시절부터 그룹의 경영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이뤄져 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특별한 변화는 없다”고 항간의 예측을 부인했다.
일각에서는 최 회장의 경영전면 부상과 함께 최신원 SKC 회장, 최창원 SK글로벌 부사장, 최재원 SK텔레콤 부사장 등 친인척 경영인들도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의 동생인 재원씨와 사촌인 창원씨의 그룹내 역할이 매우 커질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최 회장이 그룹총수에 오를 경우 사촌형제들간 분권현상도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SK가에서 맏형격인 최신원 SKC 회장의 경우 독자경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예측이 오가고 있다. [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