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녀 딸 성폭행 사건이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친엄마와 불륜관계에 있던 남성이 합세해 어린 소녀를 장기간 학대해왔다. 뒤늦게 범행이 드러나 친모와 내연남은 징역을 살게 됐다. 하지만 이들은 최근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아동의 고모부는 억울해서 살 수 없다며 비통한 심경을 털어놨다.
경기도 수원의 한 가정에서 잔인한 아동학대와 성폭행 범죄가 발생해 충격을 줬다.
A 양은 수년에 걸쳐 학대를 당했다. 어린아이지만 집안일을 도맡아하며 또래 아이들처럼 생활하지 못했다. 거기다 어머니의 내연남으로부터 수년에 걸쳐 성폭행을 당했다. 친모는 성폭행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말리기는커녕 도리어 범죄에 가담했다. 가해자들은 A 양이 앞에서 자신들의 성관계를 보여주며 “이렇게 따라하라”고 종용했다. 친모는 딸에게 피임약을 먹이고 임신테스트기로 임신여부를 점검하기까지 했다.
A 양과 연락이 닿은 고모내외는 아이가 학대를 당하는 사실을 인지했다. 이후 고모내외는 A 양으로부터 “남동생이 나와 생김새가 많이 다르다. 닮지 않았다”는 사실을 들었다. A 양은 동생이 자신과 닮지 않은 사실에 의심을 가졌다. 결국 자신이 친아버지인줄 알고 따르던 성폭행 가해자 이 아무개 씨가 어머니의 내연남임을 깨달았다.
A 양의 고모부는 “애가 자기가 아버지라 여겼던 이 씨가 친아버지가 아닌 걸 어느 순간 알게 됐더라. 집에서 동생 머리카락이랑 칫솔을 가져나와서 유전자 검사를 했다. 친부가 뻔히 있는데 남의 자식을 낳아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결국 처남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처남부부가 이혼하게 됐다. 처남은 직장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며 집에 자주 가지 못했는데 그 동안 생활비로 보낸 돈으로 불륜을 저지르고 남의 자식까지 낳아서 살았다는 데 충격이 켰다”고 말했다.
친척들에 따르면 A 양의 친부는 한 달에 300~400만 원씩 벌어 거의 전부를 생활비로 보냈다고 한다. 그리고 A 양의 친모가 다시 월 5~10만 원을 친부에게 용돈으로 줬다. 하지만 A 양 친부는 아내가 바람을 피우고 자기 몰래 남의 자식을 낳은지 몰랐다. 또 직장생활을 하며 쌓은 적립 퇴직금을 아내가 모조리 꺼내 써버린 사실도 뒤늦게 알았다.
아내와 이혼한 뒤 A 양은 친아버지와 집을 얻어 같이 살았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방황을 해 친척들은 이를 이상하게 여겼다. A 양이 당한 폭행과 학대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성폭행 범죄도 드러났다.
A 양 고모부는 “애가 너무 힘든 일을 겪어서 심리적으로 많이 불안한 상태다. 애 아버지도 아내에게 배신당하고 퇴직금마저 모두 날려 살 길이 막막한 상황”이라며 “천인공노할 일을 저지르고도 항소를 한 가해자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수원지방법원 형사12부(부장판사 김병찬)는 지난 9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양 어머니와 불륜남 이 씨에게 각각 징역 10년과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금재은 기자 silo12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