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경제부 기자들은 손길승 SK그룹 회장을 올해 가장 주목받을 전문경영인으로 꼽았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일요신문>이 신문 방송 통신사 인터넷신문 등에서 재직하고 있는 경제부 기자 1백 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밝혀졌다.
이번 조사는 지난 13~14일 이틀간에 걸쳐 통신사 종합일간지 경제지 전문지 방송사 등 총 26개 언론사의 경제부 기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에서 경제부 기자들은 ‘국내 기업인 중 가장 존경받는 오너경영인이 누구냐’는 질문에 전체 1백 명 중 44명(44%)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라고 응답했다.
이어 2위는 11%의 지지를 얻은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차지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4%)은 3위에 올랐다. 또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각각 2명씩의 지지를 받아 나란히 4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박용오 두산그룹 회장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사장, 이용경 KT 사장 등도 각각 1명씩의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31%(31명)는 ‘존경받는 오너경영인은 없다’고 답해 오너경영인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이는 SK글로벌 분식 회계파문 등으로 인해 최근 구속된 최태원 SK(주) 회장에 대한 경제부 기자들의 싸늘한 시선을 느낄 수 있는 대목.
아울러 국내 10대 재벌그룹 가운데 지난해 대한생명을 전격적으로 인수하며 자산기준으로 재계 서열 5위로 껑충 뛰어오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꼽히지 않았다.
또 올해 국내 재계에서 가장 주목받을 전문 경영인은 누구냐는 질문에 대해 전체 응답자 1백 명 중 32명이 ‘없다’고 답해 눈길을 모았다.
이 같은 결과는 현재 침체에 빠진 국내 경제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이며, 전문경영인에 대해서도 기자들이 비교적 냉소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없다’는 답변에 이어 가장 주목받을 것으로 생각되는 전문경영인 1위는 현재 전경련 회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손길승 SK그룹 회장(21명)이었다.
응답자 중 일부 기자들은 손 회장을 꼽은 이유에 대해 전경련 회장을 맡아 올해 신정부가 추진중인 재벌개혁 등과 관련해 활발한 활동이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오너 구속 이후 SK그룹을 어떻게 이끌지도 ‘주목’의 이유인 듯싶다.
손 회장의 뒤를 이어 올해 가장 주목받을 전문경영인으로는 전체 응답자 중 17%(17명)의 지지를 받은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었다.
이어 이용경 KT 사장(3명), 이구택 포스코 회장(2명), 김동진 현대자동차 사장(2명), 표문수 SK텔레콤 사장(2명) 등의 순으로 꼽혔다.
또 진대제 정통부 장관을 주목받을 전문경영인으로 꼽은 사람도 2명이나 됐다.
▲ 그래픽=장영석 기자 zzang@ilyo.co.kr | ||
기자들이 꼽은 가장 존경받는 전문경영인은 재벌기업 CEO들을 제치고 벤처회사인 안철수연구소의 안철수 사장이 차지해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안철수 사장은 전체 응답자 1백 명 중 37명의 기자들로부터 존경받는 전문경영인으로 꼽혔다.
특히 그는 삼성, SK, LG 등 국내 재벌기업 유수의 전문경영인들을 제치고 당당히 1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2위에 오른 사람은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윤 부회장은 총 30명의 기자들로부터 ‘지지’를 얻어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또 김정태 국민은행장도 17명의 기자들의 표를 얻어 3위에 올랐다.
그러나 국내 재계에서 전문경영인의 대표격으로 인식되고 있는 손길승 SK그룹 회장의 경우는 10명의 기자들이 응답해 4위에 머물렀다.
손 회장이 올해 가장 주목받을 전문경영인 1위에 꼽혔다는 사실에 미뤄보자면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 결과. 최근 SK글로벌 분식회계로 불거진 SK그룹의 사태가 오너경영인은 물론 전문경영인의 이미지에까지 큰 영향을 끼쳤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주목’받는 만큼 ‘존경’받지는 못한다는 얘기인 셈.
지난주 퇴임한 유상부 포스코 회장은 3%의 지지를 얻었으며, 인터넷 포털업체로 확고히 자리매김한 이재웅 (주)다음커뮤니케이션 사장,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도 각각 1명씩의 지지를 얻었다.
기자들은 또 ‘올해 가장 유망할 것으로 보는 기업’에 대한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69명이 삼성전자를 꼽았다.
그러나 올해에는 유망한 기업이 없을 것 같다고 답한 사람도 무려 17명이나 돼 현재 한국 경제상황에 대해 매우 비관적인 시각을 갖고 있음을 보여줬다.
삼성전자에 이어 올해 유망할 것으로 보이는 기업으로는 현대자동차(4명), KT(2명), LG전자(2명) 순이었다.
이밖에 신세계, 포스코, 대우조선, 와이더댄닷컴 등을 올해 유망한 기업으로 꼽은 기자들도 각각 1명씩 있었다.
한편 국내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기업을 순서대로 세 군데를 꼽아달라는 설문에 대해 기자들은 열 명 중 아홉 명 이상이 삼성전자를 첫 번째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가장 경쟁력있다고 지목한 기자는 전체 응답자의 96%.
두 번째로 경쟁력있는 기업은 현대자동차라고 답한 기자가 총 32명이었고, 포스코라고 답한 기자가 31명이어서 박빙의 차이를 보였다.
뒤를 이어 SK텔레콤이라고 답한 사람이 20명, LG전자 10명, 제일제당 4명 등의 순이었다.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로 볼 때 기자들은 국내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기업으로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SK텔레콤, LG전자, 제일제당 등의 순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설문 응답지에 있었던 대한항공, 아시아나, (주)코오롱 등 유력기업에 대해 경쟁력이 있다고 응답한 기자는 단 한 명도 없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