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민사회 일각에서 푸념처럼 회자되는 “파란 당 시장이나 빨간 당 시장이나 똑같다”는 얘기가 조사결과를 통해 증명된 셈인데, 향후 부산시가 어떤 변화된 태도를 취할지 주목된다.
오거돈 부산시장.
설문조사는 지난 7일부터 20일까지 부산지역 각계각층 276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중 전문가 70명, 단체회원 95명이 응답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10점 만점(척도 평균 5.5점)에서 전문가와 단체회원으로부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분야는 ‘시민 참여 확대(전문가 5.49점, 단체회원 5.38점)’였다.
다음이 ‘임기 동안 부산발전 성과 기대(전문가 5.37점, 단체회원 5.29점)’인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분야는 ‘일자리 확대(전문가 4.13점, 단체회원 4.11점)’와 ‘산업 및 경제 발전(전문가 4.43점, 단체회원 4.42점)’으로 나타났다.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관계자는 “점수가 높게 나온 부분이 척도 평균인 5.5점에 못 미치지만 남은 임기 동안 지난 1년 시정의 평가보다는 미래에 대한 기대 정도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경제와 일자리에 대한 위기감, 남은 임기 동안 시민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함을 설문조사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시정에 대한 주요 문제점으로는 전문가의 경우 △정무라인 인사 의존의 시정 운영(20.0%) △시민과 소통 없는 공약 추진(12.9%) △경쟁력 있는 경제·산업정책의 부재(11.4%) 등을 꼽았다. 단체회원들은 △설득력 없는 청년 일자리 정책(22.1%) △정무라인 인사 의존의 시정 운영(16.8%) △전문성 없는 기관장 임명(12.6%) 등을 꼽았다.
결과적으로 민선 7기의 시정운영에 대해 ‘민선6기 서병수 시장 시정과 차별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전문가와 시민단체회원들이 평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 25일 열린 100인 원탁회의에서는 민선7기 시장공약 실천계획에 나와 있는 오 시장 공약을 9개 분야로 나눠 참가자들이 토론해 베스트 공약과 워스트 공약(내용과 실행계획이 없는 공약)을 선정했다.
베스트 공약으로는 △청년 분야의 ‘청년거리예술 활성화’ △환경·에너지·안전 분야의 ‘고리원전 방사선비상 계획구역 30km 확대’ △복지·보건·노동 분야의 ‘정신장애인 지역사회생활보장성 강화’ △도시계획·재생 분야의 ‘노후주거지 빈집 재생활성화’ △여성·청소년 분야의 ‘어린이집 통학버스 안전장치 개발 설치’ 등이 선정됐다.
워스트 공약으로는 △일자리·산업 분야의 ‘시민중심 일자리 사업 추진’ △협치·시정 분야의 ‘180개 심의‧자문위원회 개혁’ △문화·관광 분야의 ‘뮤질텔링 문화콘텐츠 창작활동 지원’ △사회적경제·서민경제 분야의 ‘대형유통업체의 지역상품 납품 비율 확대’ 등이 꼽혔다.
한편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에는 부산경실련, 부산민언련, 부산민예총,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부산생명의전화, 부산환경운동연합, 부산흥사단, 부산YMCA, 부산YWCA, 동물자유연대 부산생명의숲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