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MBC ‘제보자들’ 캡쳐
27일 방송된 KBS2 ‘제보자들’에서 독극물 유출 10년, 계속되는 주민들의 공포를 살펴본다.
기름진 평야와 머리맡으로는 전북과 충남의 젖줄 역할을 하는 금강이 흐르는 천혜의 자연 속 익산의 어느 시골 마을. 하지만 천혜의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마음은 오히려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고 한다.
바로 마을 주변 폐석산에 매립된 불법폐기물 때문이다. 불법폐기물을 품은 폐석산은 지독한 악취를 풍기는 검은 침출수를 내뿜고 있었다.
1급 발암물질인 비소가 기준치의 몇 백배가 넘게 검출된 침출수는 그야말로 독극물과 마찬가지다. 비가 올 때면 마을의 농경지까지 흘러내리며 주민들의 공포는 더해만 갔다.
곧 다가올 장마철, 주민들은 언제 또 다시 침출수가 마을을 덮칠까 걱정을 껴안고 불안한 이 여름을 맞이하고 있었다.
폐석산에 ‘석산 복구’라는 명목으로 불법 폐기물을 매립한 한 업체는 현재 산에서 나오는 침출수와 매립된 불법폐기물에 대한 사후처리를 관리하고 있다.
주민들은 마을로의 침출수 유출이 계속 되자 해당 업체가 처리비용을 아끼기 위해 무단방류까지 한다며 분노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작 해당 업체는 본인들은 공동책임이 있는 폐기물 배출업체들이 사후처리에 대한 돈을 주지 않아 현장 관리가 안 되는 것이라며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침출수와 불법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한 비용은 무려 약 3000억이다. 실제로 이 돈을 분담해야 할 불법 폐기물 배출 업체 중 책임지고 돈을 내고 있는 업체는 극히 일부일 뿐이었다.
게다가 이들을 관리 감독해야 할 환경부는 강력한 제재도 하지 못하고 마땅한 해결책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침출수의 원인인 불법폐기물 약 150만 톤 중 지금까지 치운 양은 3000톤에 불과하다. 지금 같은 속도라면 앞으로 전량을 치우기까지 약 200년이 넘게 걸리는 절망적인 상황이다.
영원히 끝날 것 같지 않은 공포 속에서 주민들은 오늘도 맘 졸이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수백 채의 집을 가진 임대인이 사라지며 날벼락을 맞은 세입자들을 만나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