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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요신문] 하용성 기자 = 부산시가 수천 명의 고용효과까지 예상되는 미음산단의 외자유치에 대한 결정을 보류해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1년 동안의 르노삼성자동차 노조 부분 파업 등으로 부산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나온 결정이어서 논란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최근 충청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스테인리스 냉연 중견기업 길산그룹은 사업확장을 도모하며 부산의 미음산단에 새로운 공장 GTS를 짓기로 했다.
미음산단에 들어설 공장은 중국의 세계적 스테인리스 기업인 청산강철과 50대 50 공동투자로 첨단 스테인리스 냉연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다.
이 같은 계획에 부산시도 처음에는 환영하는 분위기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후 부산시는 결정을 유보하며 한발 물러섰다.
인근 포항시를 중심으로 한 기존의 대형 철강기업들이 ‘중국기업의 한국 상륙’, ‘저질 스테인리스로 시장을 교란할 것’이란 논리로 반대하고 나선 까닭에서다. 포항시도 지자체 차원에서 반대에 가세했다.
투자업체 설명에 따르면 미음산단에 들어설 GTS는 국내 대기업들이 생산을 외면한 첨단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며, 세계가 인정하는 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능력을 갖춘다.
칭산강철과 함께 미음산단에 16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인 길산그룹 측은 공장을 가동하면 초기 직접 고용 인원이 5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관련 업종과 하청업계까지 포함하면 2000명에 달하는 고용 효과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런 자발적인 외국인 투자가 인근 자자체의 합당하지 않은 주장에 편승해 진행되지 못한다면 부산시 행정에 대한 비난은 불을 보듯 뻔해 보인다는 지적이다.
지역 전문가들도 길산과 청산 한중합작 투자에 대한 반대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들을 보여주고 있어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는 평이다.
길산그룹 관계자는 “이 문제는 포항제철이 위치한 TK와 외자유치가 될 PK의 갈등이 아니다”라며 “정치적 입장의 첨예한 대립과는 아무 상관없는 외자유치와 철강 산업 변화의 문제”라고 말했다.
신공항 사안에서 보이는 무작정 지역우선주의와 고로 가동중지 사태에서 보였던 불합리한 관행 등이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는 비판도 나온다.
부산지역 경제인 A 씨는 “텅 비어 있는 미음산단에 어렵게 외자 유치가 진행되는데 이를 집단이기주의로 반대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지금 온 나라가 경제적으로 신음하고 있는 상황에 부산시의 경제 부활 노력에 박수를 보내지는 못할망정 찬물을 끼얹는 행위를 하는 것은 몰지각한 짓”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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