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MBC ‘PD수첩’ 캡쳐
2일 방송되는 MBC ‘PD수첩’ 1201회는 ‘집창촌 황제들, 그들이 사는 법’ 편으로 꾸며진다.
전국 3대 집창촌으로 불렸던 일명 ‘대구 자갈마당’이 지난 6월 4일 철거됐다.
110년 만의 철거가 이뤄진 것인데 이후 “자갈마당은 그의 제국이었으며 그는 자갈마당의 대통려이다”라는 종사자들의 폭로가 이어졌다.
업소 종사자들이 하나같이 지목한 사람은 이 일대를 근거지로 한 조직 폭력배의 두목 정 아무개 씨다.
피해를 주장한 이들은 오랜 기간 금품 갈취, 폭행, 인권 유린, 돈 상납까지 해야만 했다며 밉보이면 장사를 할 수 없어 지금껏 당해왔다고 토로했다.
그 가운데 경찰과 조폭의 유착 의혹도 제기됐다.
경찰이 조폭과 선후배 사이로 지내며 각종 비리를 덮어왔다는 것. 실제 경찰 비리를 고발한 진정서에는 경찰 10명에 대한 개별 비리 내용까지 구체적으로 적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소 운영 관계자들은 조폭이 업주들에게 돈을 걷어 경찰에게 상납하는 구조였다고 증언한다. 주로 경찰의 날이나 휴가철, 명절 등에 돈 봉투를 건네는 대신 단속 정보를 받았다는 구체적인 정황도 포착됐다.
한편 서울의 대표적 집창촌 ‘청량리 588’도 철거중이다. 하나 둘씩 사람들이 떠나가는 중에도 건물 옥상에 올라 6개월 째 농성을 이어가는 이들이 있다. 세 명의 세입자들이 옥상에 올라 쇠사슬을 목에 감으며 투쟁에 나선 것이다.
이들 역시 ‘황제’라고 불리며 20년 넘게 이 일대를 장악했던 조직 폭력배 두목 김 아무개 씨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그는 수년간 업주들에게 갈취와 폭행을 행한 것도 모자라 재개발이 추진되자 이름뿐인 건설 회사를 세우고 각종 이권을 취득했다. 약 270억 원으로 책정된 보상금은 공중분해 됐고 조직 폭력배들은 각종 리베이트를 받아 챙겼다.
주민들은 조직 폭력배인 김 씨가 오랫동안 건재했던 배경에는 경찰의 비호가 있었기 때문이라 주장한다.
김 씨는 용역업체에 돈을 받은 정황이 밝혀지며 법정에 섰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대폭 감형을 받았다. 또 그와 유착 의혹으로 징계를 받았던 경찰은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그러던 지난 24일, 옥상 농성을 이어가던 중 농성자 최창욱 씨가 원인 모를 폭발사고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재개발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사고로 경찰은 단순 사고로 보고 있지만 동료들은 그가 죽음으로 내몰렸다 주장한다.
아직 전국에는 약 20여 곳의 집창촌이 남아있고 철거와 갈등을 반복하고 있다. 그 속에서 벌어진 비리와 의혹을 추적해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