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 외압을 폭로한 후 한직으로 밀려난 시기, 총선 인재영입을 총괄했던 양 원장으로부터 총선 출마를 통한 정계 진출 제안에 거듭 검사로 남겠다며 거절 의사를 분명히 했다는 주장이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윤 후보자는 8일 자신에 대한 국회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양 원장의 총선 인재영입 과정에서 그와 인연을 맺은 것이 맞느냐”는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 정치에 소질도 없고 정치할 생각이 없다고 얘기했다“고 답했다.
윤 후보자의 답변에 따르면 윤 후보자와 양 원장이 만난 것은 20대 총선을 앞둔 지난 2015년 말과 올해 2월 등 두 차례로 보인다. 윤 후보자는 대구고검으로 좌천돼 있던 2015년 말 양 원장을 처음 만났으며 가까운 선배가 서울에 올라오면 한번 보자고 해서 나갔더니 양 원장도 그 자리에 나와 있었다고 답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양 원장이) 출마하라고 간곡히 얘기했는데 제가 그걸 거절했다”며 “2016년 고검 검사로 있을 때도 몇 차례 전화해서 ‘다시 생각해볼 수 없냐’고 했으나 저는 그런 생각이 없다고 얘기했다”라고 밝혔다.
윤 후보자는 올해 2월 만남에 대해선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월 만났을 때도) 여러 일행이 있어서 근황 같은 것을 말하지 않았겠냐”며 회동의 구체적 성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윤 후보자는 ‘검찰총장이 될지도 모르니까 양 원장이 이런저런 사건을 잘해보라고 했을 것으로 추측된다’는 한국당 김진태 의원의 추궁에 별다른 대답 없이 웃기만 했다.
윤 후보자는 이밖에 검찰총장 인사 직전인 지난 4월 여권 실세인 양 원장을 따로 만나 검찰의 독립성에 대한 기대를 저버렸다는 특정 언론의 보도에 대해선 ‘오보’라며 적극 해명했다.
그는 이 보도에 대해 “사실과 많이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양 원장을) 만난 적은 있지만, 4월에 만난 적은 없다. 오보라는 뜻”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정치권에 연계된 분이기 때문에 저도 굉장히 조심하고 있다”며 “제가 만약 검찰총장으로 취임한다면 여야 의원님들도 기회 될 때마다 자주 뵙고 말씀을 들으려고 하는데, 하여튼 많이 유의하고 부적절한 것은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