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아카데미 교육생 단체모습
[부산=일요신문] 정동욱 기자 =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오석근)는 지난 22일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 ‘한국문화예술의집’에서 ‘청년 고려인 영화아카데미 in Uzbekistan’ 개강식을 가졌다.
특히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우즈베키스탄 국빈 방문 뒤 이뤄진 양국 간 첫 문화교류 사업이라 이날 개강식은 양국 문화계 안팎의 높은 관심 속에서 열렸다.
내달 9일까지 3주 일정으로 진행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범아시아 영화산업 교류와 연대를 목표로 하는 영화진흥위원회의 한-아세안 영화기구(ARFO, ASEAN-ROK Film Organization) 추진과 더불어, 한국영화아카데미의 우수한 교육프로그램을 고려인 청년들을 대상으로 시행하며 한-아시아 영화인력 양성 플랫폼을 구축해 글로벌 영화인력 양성을 꾀한다.
특히 격동의 현대사를 지나며 이국땅에서 삶의 터전을 일궜던 한인 동포 후세들과 조국 영화계가 교류의 물꼬를 튼다는 큰 의미도 가지고 있다.
한국영화 100년 홍보영상 상영과 함께 시작된 개강식에는 우즈베키스탄 하원의원인 박 빅토르 고려인문화협회장, 고 마리나 카라칼파크스탄 고려인문화협회장, 박리타 영화감독, 허선행 세종학당장, 김도윤 타슈켄트 한인회장 등 많은 인사들과 고려인 수강생 24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오석근 위원장은 이날 개강식에 영상메시지를 보내 “우즈베키스탄과 한국은 아주 오래된 친구이고 강제 이주된 고려인들을 따뜻하게 품어준 고마운 나라”라며 “한국 영화 전문가들과 함께 하는 100시간의 영화제작 집중 워크숍을 통해 먼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나아가 우즈베키스탄의 미래 영화산업을 이끌어 갈 인재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1부 개강식에서 박 빅토르 고려인문화협회장은 축사를 통해 “한국문화예술의집은 양국 교류의 상징적 공간으로 3개월 전 양국 대통령이 함께 참석해 개관식을 거행했다”면서 “그런 의미 있는 공간에서 개원 이후 첫 행사로 한국영화아카데미 행사를 갖게 돼 대단히 기쁘며, 이런 기회를 마련해 준 영화진흥위원회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1부 개강식에 이어 진행된 2부 오리엔테이션에서는 수강생들의 자기소개와 자신의 특기를 자랑하는 시간도 가졌다. 또한 학생들은 한국영화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하면서 “한국아카데미 영화수업에 참석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며 앞으로 펼쳐질 영화수업에 대한 기대를 한껏 높였다.
오늘 개강식을 시작으로 24명의 고려인 수강생들은 한국역사문화 특강과 단편영화제작 워크숍 등으로 이루어진 교육프로그램을 이어갈 예정이다.
첫 주에는 ▲한국영화산업과 영화제작의 이해(김용훈 교육사업단 단장) ▲우즈베키스탄에서 고려인 영화감독이 되기까지(박리타 고려인 감독) ▲한국역사와 문화(최희영 작가)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이주사(김나영 타슈켄트 아리랑요양원 원장) 등의 강의가 예정돼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2주간은 현지에 파견된 김인선, 유수민, 김호, 장주일 강사 등 4명의 영화전문가들과 함께 단편영화를 직접 제작하는 워크숍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와 관련 김용훈 교육사업단 단장은 “최근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11기)의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가운데 추진하는 중앙아시아 고려인 청년 대상 첫 아카데미 프로그램이라 더욱 의미 있게 됐다”면서 “조선족, 고려인 청년세대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영화로 소통함으로써 ‘코리아 디아스포라’의 공감대와 가치를 확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행사를 개최한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 중심부에 위치한 인구 3,300만 명가량의 이슬람 국가로,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숫자인 18만 명의 고려인과 3,000명가량의 교민이 살고 있다. 또 ‘2018~2019 현대식 극장 네트워크 구성’ 등 최근 영화산업 발전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영화산업 육성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국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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