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왼쪽)과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이 당진 필 름공장을 두고 1년째 지루한 감정싸움을 벌이고 있다. | ||
고합그룹 소유였던 당진 필름공장 인수를 두고 1년째 지루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코오롱과 효성이 최근 또다시 감정 싸움을 벌이고 있다.
물론 이들 그룹의 오너인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과 이웅렬 코오롱 그룹 회장은 LG의 구본준 사장과 같이 경쟁사를 직접 비방하는 발언을 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 두 재벌의 싸움은 1년째 지루하게 지속되고 있는 데다, 앞서 조 회장과 이 회장 등이 이 공장에 대해 남다른 애착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총수간의 자존심 싸움으로 비치고 있다.
당초 당진 필름공장 인수전은 고합과 코오롱으로 압축된 후 입찰가를 더 높게 써낸 코오롱이 인수하게 됐다. 그러나 효성은 코오롱이 당진 공장을 인수함에 따라 필름시장을 독점하게 된다는 점을 들어 공정위에 제소했고, 공정위는 코오롱이 인수한 당진 공장의 일부 시설을 재매각토록 결정했다.
이 문제가 최근 다시 불거진 것은 코오롱이 공장의 일부를 외국기업에 매각하려 한 때문. 그러자 지난 4월11일 효성측은 공정위에 코오롱을 ‘시정명령 불이행 혐의’로 신고하기에 이르렀다.
효성의 주장은 “지난해 이남기 전 공정위장이 나서 코오롱측이 낙찰받은 당진 공장 중 일부를 효성에게 재매각하라고 지시했으나, 코오롱이 이를 어기고 다른 외국계 기업에 공장을 팔아넘기려 해 신고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
엄성룡 효성그룹 홍보상무는 “코오롱은 공정위의 시정명령을 어기고 있다”며 “기본적인 상도의를 무시하는 기업”이라며 비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코오롱은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입장.
코오롱 관계자는 “공정위가 반드시 효성에게 매각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며 “그동안 효성이 헐값에 공장을 인수하기 위해 우리와의 접촉을 거부해왔는데 이제와서 왜 우리에게 뒤집어 씌우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또 이 관계자는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효성이) 벌써 제소하지 않았겠느냐”며 효성측을 비꼬았다.
당초 공장 매입을 둘러싼 효성과 코오롱의 경쟁이 이제는 걷잡을 수 없는 감정다툼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