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SBS스페셜 캡쳐
1일 방송되는 ‘SBS 스페셜’ 566회는 무술감독 정두홍 ‘오늘도 나는 싸운다’ 편으로 꾸며진다.
이병헌, 유해진 등 대한민국 대표 배우들이 침이 마르게 칭찬하는 이는, 바로 우리나라 무술감독 1세대 정두홍이다.
올해 데뷔 30년. ‘정두홍의 역사가 곧 한국 액션 영화의 역사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 액션 영화와 그는 떼어놓을 수 없다.
약 200여 편의 영화에 무술감독, 연출, 대역으로 참여하며 한국 액션 영화의 위상과 가치를 한 단계 올려놓은 정두홍 무술감독. 이제는 모든 감독과 배우들이 인정하는 그야말로 국가대표 무술감독이 됐다.
어린 시절 액션 영화를 보며 액션 배우의 꿈을 갖게 된 정두홍. 태권도를 전공하던 그에게 운명처럼 기회가 찾아왔다.
선배의 소개로 89년 ‘포졸 형래와 벌레 삼총사’라는 영화에 벌레 역으로 출연할 수 있게 된 것. 하지만 한 번도 액션을 배워보지 않았던 그는 촬영 첫날, 바로 현장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그때부터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최고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액션의 기술을 배우고 스턴트가 있는 현장이라면 어디든 달려갔다는 정두홍.
인대가 끊어지고, 쇄골이 부서지는 일도 다반사였다. 지금 정두홍이 최고가 될 수 있었던 건 몸이 부서지는 아픔과 고통에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했던 끈기와 노력 덕분이었다.
연습 할 곳이 없어 운동장에서 액션훈련을 하다 다리가 부러진 후배를 보고 20년 전 ‘액션스쿨’을 만들었다.
다부진 마음으로 하나부터 열까지 액션의 모든 것을 체계적으로 교육, 훈련시키고 있다. 게다가 이곳이 더 특별한 건 교육생 전부 100% 무료로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덕분에 지난 20년간 300~400명의 액션 배우와 무술감독들이 탄생할 수 있었고 이제는 그들이 정두홍의 뒤를 이어 한국 액션 영화계를 책임지고 있단다.
위험한 액션 현장에서 지난 30년 그가 무사할 수 있었던 건 돌아가신 아버지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켜줬기 때문이라는 정두홍 감독.
한때 아버지를 미워했던 적도 있지만 자신이 아버지가 되고 보니 이제는 그 누구보다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촬영현장에선 무섭고 혹독하기로 유명한 호랑이 감독이지만 두 아들 앞에선 세상 순한 양으로 변하고 마는 아들 바보 정두홍의 또 다른 면모를 볼 수 있다.
아들들과 함께 할 때가 자신의 진짜 모습과 가깝다 말한다.
정두홍 감독이 처음 영화 일을 시작한 시절, 스턴트맨은 그저 맨날 ‘으악’하고 쓰러진다고 ‘으악새’로 불렸단다.
배고파서 밥 한 그릇 더 시켰다가 밥 값 많이 나온다고 그만 먹으라고 구박도 많이 받았단다. 스턴트맨을 향한 편견과 차별에 상처도 많이 받고, 설움도 많이 받았다는 정두홍.
그래서 그 판을 깨고 싶었고 확 바꾸고 싶었단다. 그래서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최고가 돼야만 했다고 한다.
단순히 스턴트맨을 관리하고 액션의 합만 짜주던 존재에서 이제는 액션의 구상부터 촬영, 편집까지 관여하는 진짜 ‘무술감독’이란 이름을 얻기까지 무술감독 1세대 정두홍의 30년간의 싸움은 길었다.
하지만 그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